경기장마다 홈런이 넘쳐난다. 22일 열린 KBO리그 5경기에서 22개의 홈런이 터졌다. 경기당 홈런 4개가 넘는 불꽃쇼가 이어졌다.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가 맞붙은 대전구장에선 무려 8개가 나왔다. 삼성 라이온즈는 세 타자 연속 홈런을 포함해 5개를 때리고도 '2홈런-14안타'를 집중시킨 NC 다이노스에 8대9로 졌다.
22일까지 열린 KBO리그 207경기, 팀당 40~43게임을 소화한 시점에서 총 412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평균 1.99개. 최근 홈런이 쏟아지면서 홈런수가 크게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데, 정말 그럴까. 지난해보다 오히려 조금 줄었다.
지난해 5월 21일 기준으로 208경기에서 419홈런, 게임당 2.01개가 나왔다. 올해도 '타고투저' 거센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리그 평균자책점이 4.73이었는데, 올해는 4.91을 찍었다. 타자들의 파워지수는 지속적으로 올라가지만 투수력은 한계가 있다. 지난해 홈런 1~2위 박병호, 야마이코 나바로 등 파워 히터들이 빠졌지만 기존의 대형타자, 신 전력들이 홈런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마운드 강세가 나타나는데, '타자들의 파워'에 밀리고 묻혔다.
물론, 이번 시즌 홈런 상황을 '타고투저' 한가지 잣대로 설명할 수는 없다. 팀 전력, 선수 구성에 따라 온도차가 크다.
팀 순위뿐만 아니라 팀 홈런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팀이 '1강' 두산 베어스다. 국내 구장 중 페스까지 거리가 가장 먼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팀 홈런 1위다. 42경기에서 55홈런을 몰아쳤다. 지난해 43개에서 12개를 더 쳤다.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SK 와이번스(46개)와 NC 다이노스(44개)가 홈런에서도 두산의 뒤를 잇고 있다.
두산과 SK, NC를 비롯해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kt가 지난해보다 홈런이 늘었다.
kt를 눈여겨볼만 하다. 1군 첫해인 지난 시즌 초반에 허약한 공격력 때문에 고전했던 kt는 17홈런에 그쳤다. KBO리그 10개 팀 중 압도적인 팀 홈런 '꼴찌'였다. 빈약한 공격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투수 1명을 보내고, 외국인 타자 2명 기용하는 긴급처방까지 했다. 그런데 올해는 42개의 홈런을 때렸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삼성과 넥센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LG를 제쳤다.
반면, 거포들이 빠져나간 삼성, 히어로즈는 홈런수가 크게 빠졌다. 나바로와 박석민을 떠나보낸 삼성은 60개에서 절반에 가까운 34개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개장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가 이전의 대구 시민구장보다 펜스까지 거리가 2~3m 짧아졌는데도, 홈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거포들이 남긴 공백은 생각보다 크고 심각하다. 22일 현재 삼성은 팀 홈런 최하위다.
지난해 62개에서 36개로 감소. 지난 시즌까지 히어로즈하면 바로 '홈런'이 떠올랐는데,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2년 연속 50홈런을 때린 박병호, FA 유한준이 떠났다. 기대가 컸던 윤석민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고, '미래 전력'이 성장과정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전 목동구장보다 새구장 고척스카이돔이 홈런을 때리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한다. 롯데도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 황재균 등 주축 타자들이 시즌 초반 주춤했다.
홈런 레이스도 기존 슬러거와 새얼굴, 국내 거포와 외국인 타자간의 각축장이 됐다. 지난해까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던 두산 김재환(14개)과 LG 루이스 히메네스(13개), SK 정의윤(9개)이 등장한 가운데, NC 에릭 테임즈(13개) 롯데 최준석(11개) 삼성 최형우(10개) 등 기존의 거포들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 윌린 로사리오(9개)가 무섭게 치고올라왔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2015년-2016년 홈런수 비교
구단=2015년=2016년
두산=43=55
삼성=60=34
NC=40=44
넥센=62=36
SK=35=46
한화=38=35
KIA=34=42
롯데=57=41
LG=33=37
kt=17=42
계=419=412
※2015년 208경기, 2016년 207경기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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