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인들이 원래 엄살이 심해요."
옥신각신하는 '40대 감독' 4총사를 바라보던 박삼용 상무 신협 감독이 한마디 거들었다.
30일 경기도 이천 마이다스 골프 앤 리조트에서 열린 제4회 배구인 자선 골프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46),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44),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43),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42)이 속한 8조였다. 현역 시절 못지 않은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이들의 골프실력에 관심이 모아졌다.
시작은 '입골프'였다. 이들은 저마다 "내가 더 못친다"며 '엄살 전쟁'을 펼쳤다. 김세진 감독은 "지난해 준우승을 했는데 그걸로 만족하겠다"고 엄살을 부렸다. 김상우 감독은 "실력이 없어서 재밌게만 치고 가려고 한다"고, 강성형 감독은 "작년 대회에서 100개 친 사람한테 뭘 바라냐"고 맞불을 놨다. 선수 시절 힘이 좋아 '임꺽정'으로 불렸던 임도헌 감독이 그다운 출사표를 던졌다. "멀리만 치겠다."
그래도 운동선수들이라 그런지 막상 티오프를 앞두고는 승부욕이 발동됐다. 임도헌 감독은 강성형 감독을, 강성형 감독은 김상우 감독을, 김상우 감독은 김세진 감독을 '라이벌'로 지목했다. 지나가던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이 "내가 정리해주겠다. 김상우 감독이 제일 잘치고, 김세진 감독과 강성형 감독이 비슷하다. 임도헌 감독이 조금 떨어진다. 아마 성적도 비슷하게 나올 것이다"고 웃었다.
일단 실력에서는 '배구계의 고수'로 소문난 이경석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위원,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 김호철 전 현대캐피탈 감독에게 밀리는 4총사는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롱기스트상'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장타 경쟁을 펼쳤다. 역시 파워 넘치는 임도헌 감독이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퍼팅 감까지 좋은 임도헌 감독이 초반 버디행진을 이어갔다. 중반부터는 김상우 감독이 실력을 발휘했다. 4일 전 KOVO통합워크숍에서 몸을 푼 김상우 감독은 81타(신페리오 환산 72.6)를 기록하며 8조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강성형 감독은 퍼팅에서 난조를 보이며 90타(신페리오 환산 74.4)에 머물렀다. 87타(신페리오 환산 71.4)를 기록한 김세진 감독은 "2일 동안 밤샘 낚시를 했더니 온 몸이 다 쑤신다. 제대로 맞을리가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들 4총사가 필드에서 함께 볼을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랜만에 배구장을 떠나 푸른 잔디 위에서 우애를 다진 이들 4총사는 골프 회동이 재밌었나보다. "신기하게도 배구 얘기는 한마디도 안했다"며 웃은 이들은 "조만간 다시 한번 뭉치자"며 서로의 스케줄을 확인했다. 엄살로 시작해 웃음으로 마친 화기애애한 라운드였다.
이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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