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싱이 이번 리우올림픽에 한명도 나가지 못할 위기에 빠진 것에 '4전5기'의 신화를 이뤘던 전 프로복서 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KBC) 회장도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홍 회장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 프로 복싱을 제발 살려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한국 복싱의 부활을 위해선 고사 상태에 빠진 프로 복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 복싱은 이번 리우올림픽 예선에서 모두 탈락해 올림픽에 단 1명의 선수도 보내지 못할 위기였으나 함상명이 다른 선수의 출전권 반납으로 인해 행운의 출전권을 얻어 유일하게 리우행 비행기를 타게 됐다.
홍 회장은 아마추어 복싱이 올림픽 예선에서 한명도 통과하지 못한 현실이 아마추어에서 안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 회장은 "요즘 아마추어 복싱 선수 중에서 프로가 되려는 선수가 없다. 지자체에서 4000만~5000만원, 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는 선수는 1억원 가까운 연봉을 받는데 굳이 프로로 전향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며 "국내 대회에서 금메달만 따면 된다고 안주하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무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프로복싱이 되살아나야 아마추어 복싱의 수준도 올라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프로복싱에 스타선수가 없고, 그러다보니 스폰서도 없어 경기를 치르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점. 홍 회장은 다른 체육단체처럼 국가의 보조금을 받는다면 프로복싱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홍 회장은 "프로복싱이 비즈니스라고 하지만 아마추어 복싱도 비즈니스를 하지 않나. 이제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가 사라졌다"면서 "아마추어가 국가의 보조금을 받는다면 프로라고 못 받을 이유가 없다. 올림픽 메달보다 세계 챔피언이 더 국위를 선양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프로스포츠가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란 취재진의 말에 "'프로니까 못 도와준다'고 하는 말도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프로 복싱을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간곡하게 말했다.
복싱의 부활을 위해 4개로 나뉘어 있는 프로복싱 기구의 통합은 물론, 아마추어와 프로의 단체 통합도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홍 회장은 "프로단체들은 정부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언제든 통합이 가능하다"며 "복싱에서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프로 단체와 아마추어 단체도 합칠 수 있다"라고 했다.
홍 회장은 "대한민국이 못살던 어려운 시기에 우리 복서들이 세계 챔피언이 되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었다. 지금도 우리 한국 선수들이 충분히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는 체격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원이 이뤄진다면 예전처럼 세계 챔피언이 나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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