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최근 선발 로테이션 때문에 고민이다. 윤규진과 송은범이 부상으로 당분간 쉬게 됐다. 모처럼 맞은 반전 기회가 흔들리고 있다.
타선의 힘이 뒤를 받칠 때다. 한화 타선엔 뇌관이 3개 있다. 찬스에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능력, 타점 생산력이다. 최근 5번에서 6번으로 자리를 옮긴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는 23일 현재 79타점으로 이 부문 리그 선두다. 팀내 공동 2위는 톱타자 정근우와 4번 김태균이 나란히 57개로 전체 공동 20위.
정근우는 전통적인 1번 개념을 뿌리째 바꾸고 있고, 김태균도 마찬가지다. 여느 4번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팀으로선 나쁘지 않다. 장점을 최대화하면 얼마든지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정근우는 강력하고 임팩트 있는 톱타자다. 올시즌 타율 3할1푼2리에 12홈런 18도루를 기록중이다. 1번 중에선 최고 타점. 팀내에서도 독특한 존재감을 내뿜는 주장이다. 누상에 주자가 나가면 스윙이 훨씬 더 매섭게 변한다. 득점권 타율은 4할2푼7리로 리그 전체 3위다. 찬스가 많이와서 타점이 많은 것이 아니라, 찬스가 올때마다 집중력을 발휘한 결과다. 정근우의 존재는 한화 하위타선의 운용 방식도 바꾸고 있다. 하위타선에서도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과 계획적인 작전까지 가능하다. 정근우의 찬스포 때문이다.
김태균은 홈런만 빼면 크게 흡잡을 데 없는 4번 타자다. 안타생산능력과 고타율. 71개의 볼넷은 리그 전체 1위. 4할6푼3리의 고출루율과 4할7푼7리의 아쉬운 장타율이 교차하고 있지만 찬스 때는 걸맞은 활약을 하고 있다.
타선 뇌관은 많을수록 좋다. 전형적인 타선 모델에 얽매이는 것은 최근 야구 트렌드에도 맞지 않다. 톱타자는 1회를 제외하면 맨먼저 타석에 들어설 확률은 다른 선수들과 같다. 올해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타고투저는 작전야구보다 다득점을 노리는 화끈한 야구를 지향하게 만들었다. 찬스에 강한 타자들이 타선 중간 중간에 섞여 있는 것은 큰 틀에서보면 시너지 효과를 만든다. 최근 한화 약진의 한축은 '강한 1번 정근우'다.
희생번트 횟수를 봐도 변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시즌 희생번트는 한화가 23일 현재 50개로 삼성(62개)에 이어 2위다. 제일 적은 넥센은 26개 수준. 지난해 한화는 139개의 희생번트로 리그 1위였다. 2위였던 SK(110개)와 꽤 큰 차이였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40% 이상 줄었다.
스몰볼을 추구하는 김성근 한화 감독도 1점을 짜내는 야구 외에 다득점 야구에 눈길을 주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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