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피지의 조별리그 1차전은 두 팀 감독의 '그라운드 재회'도 관심이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46)과 호주 출신의 프랭크 파리나 피지 감독(52)은 '아는 사이'다. 최근에야 그 사실을 알았다. 함께 사용하는 숙소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다.
둘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 감독은 2004시즌을 끝으로 K리그를 떠나 호주에 안착했다. 그리고 2005년 현역에서 은퇴한 후 브리즈번 로어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2006년 파리나 감독이 브리즈번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한솥밥을 먹었다.
'굴러온' 감독과 '박힌' 코치의 관계는 순탄치 않았다. 특히 코치인 신 감독의 입장에선 '악연'이었다. 신 감독은 피지와의 결전을 하루 앞둔 4일(이하 한국시각) 파리나 감독과의 '구원'을 소개했다. 그는 "내가 호주에 있을 때 감독이었다. 선수로 갔을 때는 감독이 아니었지만 감독이 바뀌면서 만나게 됐다. 6개월 정도 같이 생활했다"고 했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오해가 있었다. 활달한 성격의 신 감독은 파리나 감독과 '궁합'이 맞지 않았다. "파리나가 감독으로 왔을 때 '새로운 축구를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언어가 통하지 않아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 처음에는 백인우월주의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말이 통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먼저 있던 감독은 나에게 공격 파트를 모두 맡겼었다. 감독이 날 인정을 안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파리나 감독과는 6개월 이후 10년간 보지 못했다." '묵은 감정'이었다.
신 감독은 이어 감독이 된 입장에선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신 감독은 "밥 먹고 올라가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오랜만이라고 했더니 그 사람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날 봤다고 하더라. 피지는 아침에 훈련하고 우리는 4시에 훈련해 그 이후에는 마주칠 일이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반면 감독의 입장인 파리나 감독의 기억은 또 달랐다. 그는 신 감독과의 인연에 대해 "브리즈번에서 감독과 코치로 함께했다. 신 감독은 한국의 레전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선수 생활이 화려했고, 코치는 그 당시 막 시작할 때였다. 나의 기억은 신 감독이 신사였다는 점이다. 좋은 사람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최근 호텔에서 만났을 때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엇갈리는 기억과 추억 속에 기자회견장에는 묘한 미소가 흘렀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감독과 감독으로 만났다. 적으로 맞닥뜨려야 한다. 한국과 피지는 5일 오전 8시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격돌한다.
사우바도르(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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