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이 복잡하고 긴장도 된다. 선수들도 그럴 것이다. 편안하게 경기를 하도록 격려하고 싶다."
신태용 감독의 말에서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돈다. 8강전부터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하지만 어떻게든 그곳까지는 올라가야 한다. 그 진로가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결정된다. 신태용호는 11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2016년 리우올림픽 조별리그 C조 최종전을 치른다.
운명을 건 벼랑 끝 승부다. 23세 이하 선수들의 경우 아무래도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하다. 지나친 긴장감에 몸과 마음이 굳을 수 있다. 약이 아닌 독이다. 컨디션 저하로 이어져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흐름. 누군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줘야 한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의 절대적인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장 장현수(25·광저우 부리)를 비롯해 손흥민(24·토트넘) 석현준(25·FC포르투), 와일드카드 삼총사가 멕시코전의 열쇠를 쥐고 있다. 경기의 전체적인 그림은 신 감독이 그린다. 하지만 그라운드 안에서는 선수들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은 역시 한 살이라도 많은 와일드카드다.
장현수는 흔들리는 수비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중앙수비의 한 축인 최규백(22·전북)의 이마가 찢어졌다. 현재 병원에서 11바늘을 꿰맸다. 신 감독은 "멕시코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본인도 뛰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내 생각엔 선수를 보호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출전이 불투명하다.
최규백이 결장할 경우 장현수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중앙수비로 내려선다. "많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다. 조금 더 내가 소리치고 '더 집중하자'고 했어야 했다. 내게 점수를 준다면 50~60점 정도인 것 같다. 보완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다." 독일과의 2차전(3대3 무) 직후 토로한 장현수의 아쉬움이었다. 부족함을 알면 채울 수 있다. 아쉬움은 멕시코전의 환희로 변할 수 있다. 장현수는 후방의 중심이 돼야 한다.
공격은 손흥민과 석현준이 이끌어야 한다. 둘 다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석현준은 피지전에서 2골, 독일전에서 1골을 작렬시켰다. 두 경기 모두 교체출전해 특급 조커의 역할을 했다. 피지전에서 페널티킥 골로 예열을 마친 손흥민은 독일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독일에 역전을 허용하며 추락하기 직전 회심의 동점골로 팀을 수렁에서 건졌다. 골 뿐만 아니라 클래스가 다른 활약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두 선수 모두 팀 내에 '긍정 바이러스'를 가득 퍼뜨리고 있다. 석현준은 독일전에서 8강 진출을 확정짓지 못한 것이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멕시코전을 쉽게 치르면 8강에서 더 좋지 않은 경기를 할 것이란 느낌이 든다. 마음이 느슨해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상황이 우리에게 좋을 수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올라가야 한다"고 밝혔다. 손흥민도 "멕시코를 이겨 8강에서 편안한 상대를 만나고 싶다.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그라운드에는 3명의 리더가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해야할 선수가 해줘야 한다. 와일드카드 삼총사, 매듭을 풀어야 할 주인공이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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