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연패 생각했는데…, 올해 국제대회 개인전 메달이 하나도…."
한국 여자양궁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기보배(28·광주시청)는 결국 울먹이고 말았다.
기보배는 12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무에서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 동메달 결정전에서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를 세트스코어 6대4(26-25, 28-29, 26-25, 21-27, 30-25)로 이기고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준결승에서 '절친' 장혜진과 맞붙었던 기보배는 세트스코어 3대5로 패하며 결승행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기보배는 좌절하지 않았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를 악물고 리우올림픽 마지막 경기에 나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동메달을 획득한 뒤 기보배의 첫 소감은 "시원 섭섭해요"였다. 그는 "다 끝나고 나니 홀가분하다"면서도 "첫 번째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나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장혜진과의 경기가 끝나고 나서 "3, 4위전 경기가 남아서 긴장하지 않으려고 스스로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기보배는 동메달 결정전 4세트에서 3점을 쏜 아찔했던 순간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예전에도 3점을 쏜 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멋쩍은 듯 웃음을 띠더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가끔 바람이 심하게 불 때면 쏜 적이 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처음이다"라고 털어놨다.
중요한 순간에 3점을 쏜 뒤 크게 흔들릴 수 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나의 감각에 최대한 집중하자"는 주문을 외우며 위기를 넘겼다고 한다.
"금메달만 목에 걸다가 동메달을 따보니 동메달이 더 소중한 느낌"이라며 평정심을 유지하던 기보배는 결국 참고 참았던 아쉬움을 쏟아내고 말았다. "사실 2연패를 생각했는데…"라며 잠깐 목이 메이는가 싶더니 "올해 국제대회에서 개인전 메달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마음을 비웠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말할 때는 울먹이기도 했다.
그래도 기보배는 금세 자신을 다스렸다. 그는 "예선전 결과에서 봤듯이 여자 대표 3명 중 항상 내가 좋지 않았다. 국제대회에서도 그랬고 여기(리우올림픽) 와서도 내가 좋은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고 말할 때는 웃음을 보이며 동메달을 '쿨'하게 받아들였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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