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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1일(이하 한국시각), 박인비에 의해 세계 골프사는 새롭게 쓰여졌다. 남녀 통틀어 세계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기록을 세웠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골프의 지위는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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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는 역사였다. 그의 금메달은 더 찬란했고, 더 특별했다. '오색 이야기'로 박인비의 금빛 환희를 엮었다.
'침묵의 암살자' 박인비는 '포커페이스'로 유명하다. 웬만해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마지막 홀 파 퍼트를 넣은 뒤 그제서야 두 팔을 번쩍 들고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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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타협할 수 없었다. 올림픽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 골프인생을 걸었다. 박인비는 "올림픽은 큰 목표였다. 전에는 다른 걸 생각해본 게 없었다. 그래서 올림픽에 모든 것을 쏟았다. 누가 뭐라 해도 자신에게 떳떳한 플레이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전에도 열심히 했지만 확실히 더 열심히 하게됐다"며 "몸을 많이 혹사시켰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완벽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몸에 남은 에너지가 없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가서 못 치면 돌아올 건 진짜 뻔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았다. 안 나가면 어쨌든 욕은 안 먹을텐데…. 그러나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욕 먹을까봐 포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부딪혀보자고 했다"고 말한 후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그는 용기있게 꿋꿋이 임했고, 보란 듯이 승리했고, 정상에 섰다.
이번 대회가 가장 긴 4라운드라고 느낄 정도로 긴장감과 압박감은 최고조였다. 메이저 대회와도 비교가 안됐다. '왜 이렇게 골프가 긴 운동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 순간 박인비를 잡은 것은 태극마크였다. 태극마크가 힘의 원천이었다. 박인비는 "태극마크는 무한한 힘을 내게하는 에너지다. 초인적인 힘을 준다. 더 긴장하고 그런 건 있겠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건 의미가 크다"며 웃었다.
숱한 영광을 맛봤지만 박인비는 골프인생을 통틀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이 가장 기뻤다고 했다. 그 곳에 대한민국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올림픽은 국가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다. 힘든 시기를 겪고 한계를 넘어선 보상"이라며 "출전 결정 후에도 번복하고 싶었다. 연습하면서 미스샷 나오면 민감하게 반응했다. 남편하고 코치에게 안 될 것 같다고 수도 없이 얘기했다. 그러면서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은 두 가지다. 첫째는 스스로에게 준 용기, 그리고 두 번째는 금메달 딴 것이다. 용기가 있었기에 (금메달이) 가능했다"며 웃었다.
최종라운드를 돌다 리디아 고가 박인비에게 이야기했다. "언니 한국에서 대회하는 것 같아요." 박인비를 응원하는 태극기가 홀마다 물결을 이뤘다.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무의식중에 두 팔을 번쩍 들었다는 그는 "온 세상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모든 분들이 박인비를 외쳐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이제 금메달 실감이 난다. 너무 꿈꿔온 순간이다. 나라를 대표해서 경기하고 많은 분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았다. 한국에 온 것 같았다. 많은 분들의 힘이 전달되는구나 싶었다. 홀에 자석이 붙어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며 한국 갤러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세리 감독은 마지막 홀을 빠져나오는 박인비와 포옹한 후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하지만 정작 박인비는 울지 않았다. "이상하리만큼 눈물이 안 난다. 이상하긴 하다. 속에선 울컥한데 눈물샘이 말랐는지 언제 마지막으로 울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박인비는 다시 웃었다.
그렇게 세계 최초의 문을 열었다. 올림픽 여자 골프는 116년 전인 1900년 프랑스 파리 대회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렸다. 당시 미국 대학생 마가레트 에보트가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최초 여성 올림픽 챔피언으로 역사에 남았다. 하지만 그는 프로골퍼가 아닌 아마추어 출신이었다.
2016년 올림픽 골프 시계가 다시 움직였다. 프로에게도 문이 열렸다. 여자의 경우 톱 랭커들이 총 출동했고,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박인비의 몫이었다. 그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상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6월에는 역대 최연소(27세 10개월 28일), 25번째로 LPGA투어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입회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최초의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 선수로 기록됐다.
"테니스 선수 이야기를 듣고 골든 그랜드슬램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 주인공이 됐다는 점이 믿기지 않는다. 선두로 달려왔지만 금메달 딸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계속 의심했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 주인공이 됐다는 것은 행운이고 골프 선수로서 더 바랄게 없다."
박인비가 우승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비가 시작됐다. 하늘도 도왔고, 리우의 금빛 드라마는 각본없는 최고의 작품으로 남았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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