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과 포항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경기가 열린 28일 광양축구전용구장.
경기는 전후반 90분을 넘어 추가 시간까지 이어졌지만 두 팀은 승패를 가리지 못한 채 1-1로 팽팽하게 맞섰다. 무승부를 예상한 팬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전남의 외국인 공격수 자일(28)이 동료 한찬희(19)에게 건네받은 볼을 몰고 포항 문전으로 쇄도했다. 상대 수비수의 몸싸움까지 이겨낸 자일은 기습적인 오른발슛으로 역전골을 완성, 2대1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뒤 자일은 "중요한 경기에서 이겼다. 이 승리로 우리 팀이 더 높은 순위에 올라서게 됐다"며 "역전골을 넣은 뒤 관중들을 둘러봤다. 다들 기뻐했다. 마치 생일파티를 하는 기분이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의 말처럼 이 승리로 전남은 포항을 밀어내고 9위에서 단독 8위로 뛰어올랐다. 두 팀은 나란히 승점 35점을 쌓았지만, 전남(33득점)은 포항(30득점)보다 득점에서 앞서며 8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초반 최하위권을 맴돌던 전남은 7월 이후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전남은 7~8월에 치른 11경기에서 6승2무3패를 기록하며 치고 올라갔다. 3위 제주(승점 40점)와의 승점 차이는 5점에 불과한 만큼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중상위권까지 바라볼 수 있다.
상승세의 중심에는 자일이 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전남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돌아온 자일은 10경기에서 6골-3도움을 올리며 전남을 이끌고 있다. 특히 자일은 필요한 순간 결정력을 과시해 승리에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전남은 자일이 골을 넣은 6경기 중 다섯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 자일의 영입을 두고 '신의 한 수'였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정작 자일은 주변의 칭찬에 고개를 저었다.
자일은 "내가 팀에 오면서 변화가 생겼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됐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상승세의 전부는 아니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 팀은 한 가족이다. 내가 골을 넣었다고 이긴 게 아니다. 한 명이 실수해서 지는 것도 아니다. 요즘 선수들이 다 함께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며 상승세의 비결을 겸손하게 밝혔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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