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두산 베어스가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섰다. 22일 kt 위즈를 9대2로 제압하고 90승1무46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정규시즌 137경기, 7게임을 남겨놓고 샴페인을 터트렸다. 1995년 이후 무려 21년 만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이다. 페넌트레이스 3위로 포스트 시즌에 올라 '반전 드라마'를 연출했던, 지난 시즌과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 지난 8월 초 NC에 밀려 잠시 2위로 내려앉은 적은 있지만, 시즌 초반부터 선두로 나서 우승까지 질주했다. 특히 시즌 막판에는 8연승을 거두며, 상대팀들을 압도했다. 비교 대상을 찾아볼 수 없는 '2016년 두산 베어스'다. 지난해에는 운이 따라줬다고 하지만, 올해는 명실상부한 '극강' 전력이다.
되돌아보면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후 '당대 최강팀'이 있었다. 1980~1990년대는 '해태 왕조'로 불린, 타이거즈 시대였다. 한때 현대 유니콘스가 위세를 떨치더니, SK 와이번스가 리그를 지배했다. 2010년 초중반 최고팀은 삼성 라이온즈.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했다. 삼성의 갑작스런 몰락과 함께 '두산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지난 10년간 두산은 꾸준하게 강했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2011년, 2014년을 빼곤 8번이나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페넌트레이스 1위로 직행하는 이번 시즌을 포함해 한국시리즈에 5차례나 나갔다.
많은 야구인들이 당분간 '두산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과연 두산은 '베어스 왕조'를 열 수 있을까.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두산은 젊고 활기차다. 리그 전체 평균연령이 27.4세인데, 두산은 26.9세다. 히어로즈(25.6세), NC(26세)에 이어 KBO리그 10개팀 중 세번째로 젊은 팀이다. 시의적절한 세대교체, 유망주 발굴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다.
현재 주축 야수 중 30대는 오재일(30), 김재호(31), 오재원(31) 정도다. 민병헌(29)을 비롯해 양의지(29), 김재환(28), 박건우(26), 허경민(26), 정수빈(26), 박세혁(26), 최주환(28), 국해성(27) 등 나머지 주축 멤버는 20대 중후반이다. 마운드에선 홍상삼(26)을 비롯해 김강률(28), 윤명준(27), 고봉재(23), 진야곱(27) 등이 성장하고 있다.
물론, 단순히 젊은 선수가 많다는 게 강팀의 조건이 될 수는 없다. 개인 기록과 팀 성적이 따로 놀 수도 있다. 정작 중요한 경기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데 두산은 확실히 다르다. 이들 젊은 선수들이 포스트 시즌, 한국시리즈같은 큰 경기 경험이 많다. 20대 초중반부터 중용돼 큰 무대를 온몸으로 겪었다. 김승영 두산 구단 사장은 "FA를 선별해 재계약을 결정하고, 외부 FA 영입에 신중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위해서였다"고 했다.
경험많은 젊은 선수들은 두산의 소중한 자산. 이들 20대 젊은 선수들이 향후 3~4년간 최상의 기량을 쏟아낼 수 있다. 현재 최강 두산의 미래가 밝은 이유다.
두산은 올시즌 주력타자 김재환과 박건우, 오재일을 얻었다. 메이저리그 떠난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공백을 걱정했는데, 야구에 눈뜬 이들이 김현수 이상의 활약으로 힘이 됐다. 그렇다고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잠재력을 보고 육성 시스템을 가동한 결과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사람들은 우리가 얼마나 이 선수들에게 공을 들였는 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두산은 끊임없이 새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