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2년 만에 '가을야구'로 복귀했다. LG는 3일 삼성전에서 승리하면서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최소 5위까지 나가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2015시즌 9위로 부진했던 LG는 올해 4위(3일 현재)로 크게 도약했다. 시즌 전 하위권으로 분류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트렸다.
이런 LG의 비상은 '기적'이라기 보다 철저한 준비에 따른 결과물이다. 양상문 감독은 강한 뚝심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팀 운영 원칙을 고수했다. 그는 시즌 전 "LG 야구의 미래를 위해선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눅들지 않고 맘껏 플레이하기 위한 경쟁의 장을 만들어주는 데 노력했다.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주장으로 선후배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류제국이 됐으면 하는 바람은 내비치기도 했다. 또 선수단 내 원활한 소통을 위해 벤치 코치 제도를 수용했다.
프런트 쪽에선 새 수장 신문범 대표이사가 든든한 바람막이 역할을 하면서 양 감독을 전폭적으로 밀어주었다. 그는 한 여름 팀 성적이 급락하며 양 감독에 대한 팬들의 여론이 악화됐을 때도 사령탑을 믿었다. 신문범 대표는 "감독 교체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최강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 있다. 당장 우승할 팀 전력이 아니다. 팀의 미래를 위해 지금 사령탑이 가는 길이 맞다"고 말했다.
이런 팀 분위기에서 결국 LG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화답했다. 양 감독이 생각한 대로 100% 경기력이 나온 건 아니다. 그래도 LG 야구가 생각하는 큰 그림의 서막이 2016시즌을 통해 드러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LG는 올해 야수 쪽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다. 팀 타격 지표가 그걸 말해준다. 2015시즌에 비해 모두 올랐다. 타율(0.269→0.291) 홈런(114→116) 타점(601→735) 득점권 타율(0.245→0.286) 출루율(0.339→0.362) 장타율(0.399→0.420)이 상승했다. 팀 타율은 물론이고 득점권 타율과 타점이 큰 폭으로 오른 걸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3할 타자는 박용택 한명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박용택에 채은성과 히메네스가 가세해 3명으로 늘었다. 또 20홈런 이상이 지난해 한명도 없었는데 올해 2명(히메네스 오지환)으로 늘었다.
팀 투수 지표는 드러나는 수치는 나빠졌다. 팀 평균자책점이 지난해 4.62에서 올해 5.03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구심점이 생겼다. 류제국이 13승으로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다. 대체선수로 온 허프가 7승을 올리며 후반기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리고 클로저 임정우가 27세이브를 올리며 뒷문을 단속했다. 김지용은 16홀드로 셋업맨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LG 야구에서 2015시즌은 '성적' 과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한해였다. 그러나 LG는 올해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아직 성공했다고 평가하기는 이른감이 있지만 올바른 방향을 잡은 건 분명해보인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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