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김기태 KIA 감독의 뜻대로였다. 10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앞두고 김기태 감독은 LG 선발 허프의 강력한 구위에 주목했다. 어차피 뚫지 못하면 진다. 왼손 투수에 강한 필을 2번에 배치시켰다. 마운드는 에이스 양현종 대신 외국인투수 헥터를 선발로 내보냈다. 양현종은 LG전에 강했지만 허프와의 맞대결 성적(2경기 모두 허프 선발승)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리고 KIA는 4번째나 다름없는 백업포수 한승택을 선발로 내세웠다. 모험이었다. 그리고 경기 예언도 했다. 최고 변수는 "기본적인 실책 여부"라고 말했다. 경기는 김 감독 머릿속 그림처럼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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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은 2002년 플레이오프(LG가 3승2패로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14년만에 가을야구 무대에서 만났다. 만원관중, 팽팽한 에이스 맞대결. 1990년대와 2000년대 최고의 가을야구 다운 맞대결이었다. 양팀 선발의 호투속에 수비실책이 승패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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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4회초. LG 수비실책이 KIA 타선을 깨웠다. KIA의 1사 2,3루 찬스. 5번 이범호가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LG로선 악몽같은 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2사 2,3루에서 6번 안치홍의 타구는 빠르게 바운드 되며 유격수쪽으로 흘렀다. LG 유격수 오지환은 앞으로 다가서지 않고, 뒤로 물러서다 바운드를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 볼은 몸에 맞고 튀기며 중견수쪽으로 흘렀다. 2루주자와 3루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오지환은 1회에도 볼을 잡았다 놓치며 3번 김주찬을 1루에 내보내기도 했다. 오지환은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KIA의 2-0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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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6회초 선두 2번 필이 또다시 우익선상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김기태 감독이 왼손 선발 허프를 겨냥해 라인업을 흔들었는데 주효했다. 이어진 1사 3루에서 4번 나지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때 필은 홈을 터치했다. KIA의 3-0 리드. 8회초에는 김주찬이 2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로 4점째를 뽑았다. 4-0 리드. 필은 팀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4타수 2안타 2득점. 최고 테이블세터로의 변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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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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