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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팀을 만드는 것은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도면을 그리고, 땅을 고르고, 원자재 하나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재료는 자르거나, 갈아서 쓸수도 있다. 축구에 대입해보자. 클럽팀 감독은 전술을 정하고, 선수를 영입하고, 육성하고, 훈련시켜서 하나의 색깔을 만들어낸다. 시간이 많기에 가능한 일이다. 반면 대표팀 감독은 조립가에 가깝다. 자신에 주어진 부품들을 짧은 시간 안에 제 자리에 맞게 붙여야 한다. 의외의 선택이 창조적인 모양으로 연결될 수도 있지만, 모양에 맞지 않는 부품을 억지로 붙이면 절대 좋은 완성품이 될 수 없다. 대표팀 감독의 역할은 전략에 따라 선수를 선발해 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전술과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잘못은 이 기본을 놓치면서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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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슈틸리케 감독이 장현수 카드에 집착하면서 다른 선수들을 테스트할 기회를 잃었다는 점이다. 박주호(도르트문트) 김진수(호펜하임) 윤석영(브뢴비)이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시간은 있었다. 3차예선과 친선경기 등을 통해 K리그에서 뛰는 윙백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른쪽은 장현수' 라는 아집에 스스로를 가둬버렸다. 선수 운영 폭이 좁아질 수 밖에 없었다. 한번 퍼즐을 잘못 맞추니 그 다음부터는 뒤죽박죽이었다. 왼쪽 윙백이 익숙치 않은 '오른발 잡이' 오재석(감바 오사카) 임창우(알 와흐다) 등을 기용하는 우를 범했다. 이란에서 슈틸리케호 측면이 무너지는 동안 왼쪽의 전문가 고광민(서울)과 오른쪽의 전문가 정동호(울산)는 벤치에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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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서 최고의 성과를 낸 비센테 델 보스케 전 스페인 감독, 요아킴 뢰브 독일 감독은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는 판을 만드는데 능하다. 델 보스케 감독은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들의 플레이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전술을 만들었고, 뢰브 감독은 소속팀에서의 포지션을 철저히 지켜준다. 물론 팀 사정에 따라 포지션 파괴를 단행하기도 한다. 전제가 있다. 충분한 테스트를 거친 후다. 중요한 무대에서 쓰기 전까지 평가전을 통해 장단점을 완벽히 파악한 후에야 비로소 결단을 내린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 당시 '센터백' 울리 회베데스(샬케)의 오른쪽 윙백 기용은 철저한 준비가 만든 결과였다. 반면 슈틸리케 감독의 변칙에는 검증 과정이 생략됐다. 당연히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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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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