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처연한 여인과 표독스러운 마녀의 경계에 선 'THE K2' 속 최유진. 이런 최유진을 1분 1초도 흐트러짐 없이 표현하는 배우 송윤아에게 시청자는 완벽히 매료됐고 또 빠져들었다. 휘몰아치는 사건 속 복합적인 감정의 진폭을 보여줘야 하는 최유진. 과연 송윤아가 아니면 누가 감당할 수 있었겠나.
지난달 23일 첫 방송 돼 어느덧 8회, 정확히 반환점을 돈 tvN 금토드라마 'THE K2'(이하 '더 케이투', 장혁린 극본, 곽정환 연출). 드라마틱한 연출,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배우들의 명품 연기까지 더해진 '더 케이투'는 첫 회 3.225%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작해 단 6회 만에 6.636%까지 치솟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화제를 모으고 있는 대목은 '악녀'로 변신한 송윤아의 신들린 연기. 대권 주자 장세준(조성하)의 아내이면서 JB그룹 가문의 맏딸 최유진 역을 맡은 송윤아는 1998년 방송된 SBS 드라마 '미스터Q' 이후 18년 만의 악역 도전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중이다.
특히 송윤아는 '더 케이투'에서 섬뜩한 두 얼굴로 매회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겉으로는 사랑을 위해 자신의 배경도 버린 로맨티스트, 그리고 이 시대 최고의 현모양처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욕망의 화신인 야누스였던 것.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등장했던 악역을 능가하는, 그야말로 악역의 끝판왕이라 불릴 만큼 모든 것을 다 가진, 무소불위 최고의 권력자 최유진이다.
송윤아는 이런 천상천하유아독존 최유진에게 혼을 불어넣은 연기로 매회 감탄을 자아냈다. 남편의 외도를 듣고 목격해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그는 창백한 얼굴로 옅은 미소를 지을 뿐, 이에 대해 질투도 분노도 느끼지 않는다. 시청자가 섬뜩함을 느끼는 첫 번째 대목이다.
이런 절대 악(惡) 최유진에게 아킬레스건이 있었으니, 바로 장세준의 숨겨진 딸 고안나(임윤아)다. 고안나의 존재가 밖으로 드러나자 최유진의 인내심도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 상황. 성당에서 고안나를 발견했을 때, 그를 향해 핏발을 세우며 서슬 퍼런 분노를 퍼붓는 최유진은 안방의 공기를 얼려버릴 만큼 강렬했다. 또 야망에 눈이 멀어 딸 고안나를 외면하는 장세준의 속내를 알게 된 후 자조적인 실소를 터트리는 최유진의 화면을 통째로 집어삼킬 만큼 서늘한 아우라를 뿜어냈다. '내가 겨우 너 같은 남자에게 내 운명을 걸었던 거구나'라는 송윤아의 내레이션과 광기의 눈물로 표현된 이 장면은 '더 케이투'에게 7.9%라는 순간 최고 시청률을 안기기도 했다.
물론 '더 케이투'에서 송윤아는 표독스러운 악역만 보여주는 게 아니다. 단 한 번도 사랑을 느껴보지 못한 가여운 여인, 집안의 권력 다툼으로 가족에게 버림받은 애처로운 딸의 감정 연기도 놓치지 않아 호평을 자아냈다. 반복되는 남편의 외도와 상상을 초월하는 남편의 사건·사고, 허점을 찾아 비집고 들어오려는 남보다 못한 가족들에게 비참하게 짓밟히는 과정 속 좌절과 상실감을 완벽한 감정 연기로 풀어내 몰입도를 높인다. 데뷔 21년 차인 송윤아. 그동안 쌓아온 내공이 괜한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매회 역대급 광기, 역대급 애절함을 표현하는 송윤아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더 케이투' 최고의 하드캐리다. 초반 속내를 알 수 없어 무서웠던 최유진이었다면 후반 상상도 못 했던 야욕을 드러내는 최유진으로 매주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는 송윤아. 이제 최유진은 송윤아가 아닌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최유진을 감당할 자는 오직 송윤아 하나뿐임을 매회 '더 케이투'가 보여주고 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vN 'THE K2' 스틸 및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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