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돈이 없지 자존심까지 없는 건 아니잖아요."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까지 치러진 현재 광주는 승점 45점으로 그룹B 최상위인 7위다. 순위상으론 잔류 안정권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11위 인천(승점 42)과 불과 3점 차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살얼음판이다.
광주는 K리그 클래식 팀 가운데 가장 선수층이 얇다. 올시즌 정조국 김민혁 등 수준급 자원들을 영입했지만 기존 스쿼드가 두텁지 않다. 때문에 시즌 막판으로 갈 수록 체력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주전 왼쪽 풀백 이으뜸이 시즌 도중 경찰청으로 입대했고, 대체자 이민기는 부상을 했다. 핵심 중앙 수비수 김영빈도 23일 인천전 전반 초반 왼쪽 발목 골절으로 시즌 아웃됐다.
100%를 발휘해도 쉽지 않은 잔류 싸움. 불완전 전력이란 불안감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10월 임금이 체불됐다. 광주시의 추경예산 20억이 12월이 돼야 집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11월 임금도 체불될 공산이 크다.
정 대표는 지난달 31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광주FC 구단주인 윤장현 광주시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시장은 정 대표에게 대표직을 유지해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정 대표는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광주시가 대출 신청을 해 5억원의 예산을 확보, 1일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은 가까스로 일단락 됐지만 돈 문제는 여전히 선수단 사기에 발목을 잡고 있다. 수원FC는 그룹B 5경기에 7억5000만원, 인천과 성남은 경기 당 선수 개인에 각각 500만원, 700만원의 수당을 약속했다. 남기일 광주 감독(42)은 "(타 팀 수당 소식이) 우리 선수들에게 분명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남 감독은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선수들과도 이야기를 했다"며 "상황이 어렵지만 우리 몫을 충실히 한 다음에 이야기를 해도 늦지 않다. 이럴 때일 수록 더 뭉쳐서 끝까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두 경기 남았다. 체력과 재정적인 문제는 악재"라면서도 "그렇지만 우리는 정신력으로 투지를 발휘해서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프로는 돈이다. 하지만 축구는 돈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며 "우리가 돈이 없지 자존심까지 없는 건 아니다. 광주의 자존심을 걸고 싸울 것"이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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