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렛 필을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보유 숫자 제한이 있는 외국인 선수 선발은 늘 고민의 연속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했던 선수가 반드시 KBO리그에서도 통한다는 보장이 없고, 몸값에 따른 부담도 있다. 2017시즌을 준비하는 KIA 타이거즈에는 필이 '딜레마'의 중심에 있다.
필은 외국인 선수 3명 보유, 2명 출전이 가능해진 2014시즌부터 KIA에서 뛰었다. 올해가 3년 차였다. 전체적인 기록은 꾸준히 나쁘지 않다. 3년 연속 3할의 타율을 기록했고, 2년 연속 20홈런도 했다. 또 2014년 사구에 맞아 골절상을 입어 92경기를 뛴 것을 제외하면, 몸이 자주 아픈 선수도 아니다. 늘 풀타임을 소화했다. 부상이 있어도 경기에 뛰겠다는 의사를 비치는 성실한 성품이기도 하다.
다만 올해 필은 가장 앞에 드러나는 기록보다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지난해는 유독 타점 찬스에 강하고, 경기의 승부처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KIA 타선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올해는 되려 찬스때 더 약했다. 지난해보다 타점도 101타점에서 86타점으로 줄었다. 출루율도 3할 후반대에서 3할 중반대로 떨어졌다.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한국에서 3시즌 동안 풀타임 가까이 뛰면서 여기저기 잔부상이 늘었다. 스스로 휴식을 요청하기보다 내색을 하지 않는 타입이라 누적된 피로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던 것이 사실이다.
또 극도로 부진했던 6월의 스트레스가 컸다. 겉으로 온화한 성격이지만, 필도 자신이 외국인 선수로서 성적을 보여줘야한다는 압박감을 많이 받고 있었다. 다른팀 외국인 선수들과의 비교에도 고민이 많았다. 홈런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코칭스태프가 "홈런을 의식하지 말고 하던대로 하라"고 조언을 하면서 후반기에 조금씩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필의 올해 연봉이 90만 달러(약 10억원)고, 포지션이 1루라는 점도 이런 딜레마에 영향을 미친다.
KIA도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팀 적응력이나 리그 이해도는 한국에서 3년을 뛴 필만한 선수가 없다. 쉽게 교체를 했다가 '쪽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이기적인 행동으로 팀 전체 케미스트리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올해 보여준 모습으로는 외국인 타자의 존재감이 약하다. KIA도 내년에는 올해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어, 거물급 선수로 충분히 교체를 고려할 수 있다.
결국 FA 시장에서의 결과가 외국인 선수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필,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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