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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뒤 모두가 환희에 빠져있을 때 서정원 수원 감독은 눈물이 글썽,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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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올 시즌 마지막 꿈에 도달하자 파란만장했던 2016년 시즌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는지 회한을 억누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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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말리는 승부였다. 1차전 2대1로 승리해 유리한 입장이었지만 2차전에서 1대2로 패하는 바람에 다 잡은 고기를 놓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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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승리로 수원은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고 서 감독 개인적으로도 기분좋은 기록을 남겼다.
올 시즌 설움을 한방에 날려주는 승리였다. 서 감독을 올해 선수 시절을 통틀어서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2년 연속 준우승, 전통의 명가란 꼬리표가 무색할 정도로 시즌 초반부터 살얼음판을 걸어왔다.
모기업의 방침으로 인해 막강한 투자로 막강 전력을 유지해왔던 수원의 전통은 깨졌다. 이른바 쓸 만한 선수들이 줄줄이 떠나고 젊은 선수, 다른 팀을 돌고 돌아 온 선수들 위주로 새판을 짜다 보니 전력 약화가 눈에 보이듯 뻔했다.
결국 수원은 K리그 클래식에서 처음으로 그룹B로 내려가면서 체면을 구겼다. 특히 그룹B에서 한 때 강등권 위기까지 몰리면서 명가 대열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이 과정에서 서 감독은 성난 수원팬들로 인해 항의사태를 몇 차례 겪기도 했다. 그의 거취를 둘러싸고 우려섞인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서 감독은 "주변에서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 게 안타까울 뿐, 올해 우리 팀 선수 구성상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렵고 연착륙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던 말이 핑계가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클래식 후반기 스리백 카드를 가동하면서 점차 경기력을 끌어올린 서 감독은 FA컵에서 마지막 희망을 걸고 모든 힘을 집중시켰다.
수비 뒷심 부족 등 불안 요인이 그대로였지만 또다른 무기 '간절함'으로 선수들을 채찍질했다.
"감독부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나서는데 FA컵 우승이 아니면 한강 물에 빠져 죽자는 심정으로 이번 결승전을 준비했다." 수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진감래. 감독 '서정원'이 겪었던 고통이 컸기에 FA컵 우승은 더 값져 보였다.
상암=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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