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다.
하지만 아시아 챔피언 전북 현대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맞대결은 아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전북은 11일 일본 오사카의 시립 스이타 사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6강전에서 1대2로 역전패 했다.
10년 만의 리턴매치였다. 전북은 창단 이후 첫 아시아를 품었던 2006년 클럽월드컵에서 클럽 아메리카와 충돌했다. 당시 전북은 0대1로 석패했다. 두 번째 맞대결의 결과는 아쉬운 역전패였다.
전북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오세아니아 챔피언 오클랜드 시티(호주)와 대회 5~6위전을 치른다.
투톱과 변형 스리백
이날 최강희 전북 감독은 두 가지 모험을 펼쳤다. K리그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투톱과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올 시즌 최 감독은 김신욱-이동국 투톱을 몇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번엔 김신욱과 '비밀병기' 에두의 호흡을 기대했다. 스리백은 고육지책이나 다름없었다. 주전 센터백 조성환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베테랑 김형일마저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최 감독의 선택은 변형 스리백이었다. 스리백이 기본 포메이션인 아메리카의 빠른 역습이 날카롭기 때문에 수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철순의 멀티 능력을 살렸다. 우측 풀백인 최철순을 왼쪽 측면으로 옮겨 빠른 스피드를 갖춘 상대의 우측 윙어 카를로스 퀸테로 그림자 수비를 주문했다.
최강희 모험, 절반의 성공
전북은 경기 전 이미 전력 열세를 인정했다. 개인기까지 뛰어난 클럽 아메리카를 상대할 전북의 힘은 조직력 뿐이었다. 뚜껑이 열렸다. 최 감독의 전략이 들어맞았다. 끈끈한 조직력에다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이 가미되자 클럽 아메리카가 당황했다. 전반 23분 김보경의 선제골까지 터지면서 전북은 상대를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후반 조직력은 전반만큼 단단하지 못했다. 마냥 한 골차를 지키는 축구는 최 감독의 철학과 맞지 않았다. 일진일퇴 공방 속에서 결국 상대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막지 못한 것이 불운의 시작이었다. 후반 13분 퀸테로의 크로스가 문전으로 연결됐고 실비오 로메로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했다. 최 감독은 후반 20분부터 레오나르도를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후반 29분 코너킥 상황에서 또 다시 로메로에게 역전골을 얻어맞았다. 로메로의 슈팅이 최철순과 김신욱에 맞고 굴절돼 역동작에 걸린 골키퍼 홍정남은 어쩔 수 없었다. 최 감독은 후반 30분 승부수를 띄웠다. 이판사판이었다. 패하면 곧바로 5~6위로 밀려나는 토너먼트였다. 이동국과 고무열을 교체투입했다. 전북은 김신욱의 높이를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를 펼쳤다. 그러나 마지막 마무리가 아쉬웠다. 역시 최 감독의 눈에도 실점 장면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 감독은 "아쉽다. 집중력이 떨어져 실점을 안해야 될 장면에서 골을 먹었다"고 평가했다.
K리그-亞 대표 전북, 잘 싸웠다
경기가 끝난 뒤 최 감독은 "선수들이 시즌이 끝난 가운데에서도 최선을 다해줬다. 좋은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최 감독의 말대로 전북은 이미 시즌은 마친 지 오래다. 11월 초 K리그가 막을 내렸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끝난 지도 2주가 넘었다. 게다가 동기부여도 부족한 대회였다. 그러나 전북은 K리그와 아시아 클럽 자존심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혼을 펼쳤다. 역전패란 성적표는 뼈아프지만 전북은 "잘 싸웠다"란 세계 축구 팬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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