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물과 아랫물이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최상위리그'인 클래식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라운드의 꽃인 선수들은 스포트라이트를 갈망한다. 하지만 챌린지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하면 된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동안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증명한 사실이다.
'슈틸리케호 황태자' 이정협(25)의 출발도 챌린지 무대였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최종명단에 포함된 그는 당시 챌린지 소속 상주의 원톱이었다. 무명이나 다름없는 그의 발탁을 두고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대로 해피엔딩이었다. 호주아시안컵에서 5골을 터뜨리며 준우승에 일조, 슈틸리케호의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이정협의 성공은 '또 다른 챌린지 리거' 조현우(24·대구)의 A대표팀 발탁으로 이어졌다.
이정협이 챌린지에서 백의종군 한다. 울산 현대 임대 생활을 마친 이정협은 친정팀은 부산에서 새 시즌을 맞이한다. 부산은 챌린지 3위로 시즌을 마쳤으나 강원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해 내년 시즌을 또 다시 챌린지에서 시작한다. 변화를 위해 최만희 대표이사를 선임한데 이어 클래식에서 상주를 스플릿 그룹A에 올려놓은 조진호 감독을 데려왔다. 다음 시즌 목표는 오로지 승격이다.
마지막 퍼즐은 이정협이었다. 울산 임대를 마친 이정협을 부산이 붙잡을 수 있을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이정협이 올 시즌 클래식에 남긴 기록은 30경기 출전 4골-1도움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대표 공격수'의 무게감을 품고 있다. 지난 여름 일본 J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았던 이정협은 최근까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확보한 상위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정조준 중인 이정협이 챌린지행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쏠렸다.
이정협의 마음을 다잡은 것은 조 감독이었다. 조 감독은 "이정협은 챌린지 시절 A대표팀에 발탁됐다. 챌린지에서 뛴다고 해서 A대표팀에 발탁되지 말란 법은 없다는 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며 "다음 시즌 승격에 올인할 팀의 미래와 내 구상을 밝혔다. 이정협 본인도 다부지게 마음을 먹고 있더라"고 밝혔다.
이정협은 현재 발목 부상 재활 중이다. 19~20일 제주 서귀포에서 19세 이하(U-19) 대표팀과 맞붙는 부산 선수단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내년 초 전남 순천에서 실시될 팀 동계훈련부터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조 감독은 "이정협이 울산에서 아픔을 겪었지만 그만큼 재기하겠다는 각오도 크다"며 "새 시즌 부산에서 달라진 이정협의 모습을 반드시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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