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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박 감독을 만나기 위해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대한항공 연수원을 찾았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체력 단련에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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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내 나이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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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 감독은 씩씩했다. "배구 감독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며 두 손을 휘휘 내젓는다. 오히려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가뜩이나 큰 목소리에 힘을 잔뜩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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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관심, 그의 열정은 코트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박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한항공에 몇 가지 변화를 줬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3인 서브리시버 체제다. 기존 두 명이 서브리시브를 전담하던 것과 달리 세 명이 서브를 받기 시작하면서 수비 안정은 물론, 전술적 다양성까지 꾀할 수 있게 됐다.
변화의 시발점은 박 감독의 경험이었다. 1979년, 박 감독은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배구 리그에 진출했다. 말도, 문화도 낯설기만 했던 그 때 그 시절. 그래도 선수로 뛸 때는 그럭저럭 견딜만 했다. 실력으로 보여주면 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은퇴 후였다. 박 감독은 "이탈리아에서 2년간 선수 생활을 하다가 곧바로 감독을 맡았는데, 정말 힘들었다. 일단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나와 선수 사이에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과감히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1년 간 어학 코스를 밟은 뒤 감독직에 재도전했다. 이후 이탈리아 리그에서 차근차근 지도력을 인정받은 박 감독은 2002년 이란 대표팀 사령탑까지 맡게 됐다. 당시 박 감독은 이란대표팀을 이끌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누가 봐도 '안정적인' 배구 인생이었다. 박 감독 역시 인정한다. "배구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며 허허 웃는다.
하지만 인생의 여정에 꽃 길만 있을 수는 없다. 예기치 못한 시련이 닥쳤다. 박 감독은 "2007년에 LIG손해보험 감독을 맡았다.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문제는 내게 있었다"고 입을 뗐다. 그는 "내가 한국 배구 문화를 전혀 몰랐다. 한국에서 지도자를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배운 것과 한국 배구의 문화 사이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열정의 박 감독에게 좌절은 없었다. 그는 이번에도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더욱 매섭게 배구에 몰입했다.
우승, 배구인생 마지막 목표
치열하게 달린 박 감독에게 대한항공이 손을 내밀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월 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두려움이 있었다. 과거의 실패가 떠올랐다. 박 감독은 "고민이 됐다. 하지만 내 배구 인생의 마지막 퍼즐을 채울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도전. 긴장감이 감돌았다.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박 감독은 "내가 국내에서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내 배구 인생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려고 하니까 '우승'이 비어있더라"며 "퍼즐을 완성시켜 보고 싶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다시 찾아온 기회. 박 감독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많이 변했다. 그동안의 경험과 밖에서 객관적으로 분석한 내용들을 더해 팀에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28일 삼성화재와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5라운드에 돌입한다. 대한항공은 4라운드를 마친 25일 현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방심은 없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새 시즌이라는 마음으로 하자'고 말했다"며 "삼성화재전은 설 당일이다.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 그러나 나이는 상관없다. 선수도 나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점은 기회가 왔다는 것"이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우승'을 향해 전진하는 60대 청춘, 박 감독은 짧은 인터뷰를 마친 뒤 성큼성큼 훈련장으로 향했다. 선수들보다 한발 먼저 훈련장에 들어서는 '베테랑' 박 감독의 뒷모습이 밝은 햇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청년보다 더 열정적인 노장의 발자취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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