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투수인데, 4선발까지 내려가겠어요?"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가 열린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시범경기지만 올시즌 양팀의 첫 맞대결이기에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양팀은 지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선발 차우찬과 우규민을 맞트레이드 하듯이 서로 영입해 미묘한 관계를 형성됐다. 여기에 양팀은 개막 3연전을 각각 치른 후 4월 4일부터 잠실에서 3연전을 펼친다.
차우찬과 우규민이 유니폼을 바꿔입은 후, 가능성이 제기됐던 게 두 사람의 LG 잠실 홈 개막전 선발 맞대결이다. 묘하게 얽힌 두 선수가 큰 경기에서 선발 맞대결을 한다면 시즌 초반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수 있다. LG 차우찬은 이전 인터뷰에서 친정팀 상대 개막전 등판에 대해 "오히려 삼성과 일찍 만나고 싶다. 홈 개막전에 나가고 싶다"고 당차게 얘기했다. LG 양상문 감독도 "확정지을 수는 없지만, 팬들을 위해서라면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화답했다.
그렇다면 삼성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경기 전 만난 김한수 삼성 감독은 개막 6연전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 "어느 정도 큰 틀은 잡혀있지만,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새 외국인 투수 2명을 포함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해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럴 수밖에 없다. LG는 데이비드 허프, 헨리 소사, 류제국 등 주축 선발들이 검증이 따로 필요없기에 로테이션 짜기가 한결 수월하다. 하지만 삼성은 윤성환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들이 모두 새 얼굴이기에 아직 계산이 되지 않는 시점이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우규민이 매우 좋은 투수인데, 4선발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은 홈 대구에서 KIA 타이거즈와 개막 3연전을 치르고 잠실로 이동한다. 잠실 개막전에 나가려면 4번째 선발이 되는 것이다. 이어 "규민이가 KIA에 강했던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우규민은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고 KIA전 4경기에 나와 1승2패 평균자책점 5.21을 기록했지만, KIA 타선을 상대로 잘싸웠다는 평가다. 2015 시즌에는 4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67로 매우 강했다.
김 감독의 말을 종합해보면 우규민이 개막 3연전 중 1경기에 나갈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우규민의 몸 상태가 괜찮다고 하더라. 개막까지 몸을 만드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우규민은 1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다.
야구계 흥행도 좋지만, 팀 전력을 망가뜨리며 무리하게 투수를 투입할 필요는 없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아쉬워도 김 감독의 선택은 백번 이해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상태를 확실히 살피고 난 후 후 로테이션 순서가 결정될 것"이라며 여지는 남겨뒀다.
한편, 경기 전 이 얘기를 들은 LG 양 감독은 "우리는 마이웨이"라며 웃어 넘겼는데, 경기 후 "차우찬을 홈 개막전에 선발로 내겠다"고 밝혔다. 우규민과 잠실 선발 맞대결은 이뤄질까.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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