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여드레간 오스트리아 하늘을 환하게 밝히던 성화가 어둠 속으로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마음 속에 점화된 '희망의 불꽃'은 더욱 환하게 타올랐다.
2017년 오스트리아 스페셜올림픽 세계동계대회가 25일(이하 한국시각) 오스트리아 그라츠 스타디움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장애를 초월해 위대한 도전을 펼친 107개국 2700여 명의 영웅들이 한 자리에 모여 환희의 순간들을 추억하고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메달보다 값진 '세상을 향한' 자신감
스페셜올림픽코리아는 이번 대회에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스노보딩, 스노슈잉, 크로스컨트리, 알파인스키, 플로어하키 등 7개 종목에 65명의 대한민국 대표 선수단을 파견했다. 한국은 크로스컨트리, 쇼트트랙 하이 퍼포밍(High Performing), 스노슈잉 등에서 총 71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메달보다 더 값진 것을 얻었다. 바로 자신감이다.
선수들은 대회 전까지만해도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 대해 의심을 풀지 못했다. 그러나 태극마크를 단 특별한 국가대표들은 대회 기간 내내 느리지만 의미있는 발걸음을 옮겼다. 앞으로 앞으로…. 내 안의 개혁이자 진보였다. 구슬땀을 흘리며 나 자신을 믿는 법을 배웠고, 경기를 통해 '해냈다'는 성취감을 얻었다. 플로어하키에 출전한 김경민(21·다니엘학교)은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은 평생 갇혀 사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통합 스포츠를 통해 우리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환하게 웃었다.
장애는 다름의 요소…밝게 빛난 희망의 불꽃
비장애인들에게도 특별한 대회였다. 이번 대회에는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뛰는 통합스포츠 형태의 플로어하키가 진행됐다. 한국에는 2015년 횡성에서 열린 국제 통합 플로어 하키대회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통합스포츠는 스포츠를 통해 발달장애인들에게 자존감과 자신감을 찾아주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삶을 개척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는 스페셜올림픽 정신과 정확하게 부합한다. 실제 2016년 스페셜올림픽 국제본부가 발표한 5개년 중장기 비젼 속에 통합스포츠의 확산이 주력 분야로 등장할 정도다.
플로어하키에 도전했던 고성혁은 "함께 훈련할수록 편견을 갖고 그들을 바라봤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포기를 모르고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장애는 다름의 요소이지 차별의 요소가 될 수 없음을 가슴 깊이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고흥길 스페셜코리아 회장은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모든 선수가 올림픽을 즐기고 부상자나 낙오자 없이 무사히 귀국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에서의 귀중한 경험을 살려 더욱 멋진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모두가 하나 돼 웃고 울었던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은 '장애는 결코 차별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값진 의미를 되새겼다. 열정이 만들어낸 희망의 불꽃은 이제 2년 뒤 2019년 세계 하계 대회 개최지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정조준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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