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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초반 상승세, 김진욱 웃게 한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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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의 초반 상승세가 무섭다. 김진욱 감독은 당장의 승수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약점이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다.

kt는 SK 와이번스와 개막시리즈에서 3연승을 달렸다.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하더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감독은 "현재 라인업이 베스트이기에 걱정은 없다.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고 했다. 눈에 띄는 점은 당초 걱정했던 코너 내야, 선발진, 포수진이 모두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감 생긴 심우준, 주전 3루수 꿰찼다

시즌 시작 전부터 코너 내야는 kt의 가장 큰 약점이었다. 지난 2년간 앤디 마르테가 3루수로 뛰었다. FA 시장에서 황재균 영입에 실패했다. 결국 가진 자원들을 활용해야 했다. 2014년 말 특별지명으로 팀을 옮긴 정 현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아마추어 시절 내야수를 봤던 김사연을 다시 3루수로 전향시켰다. 지난 시즌 3루수를 본 경험이 있는 심우준까지, 경쟁 구도가 확립됐다. 그 중 심우준이 앞서고 있다.

심우준은 2015년과 2016년 두 시즌 동안 228경기에 출전하면서 성장했다. 수비와 주루는 일찌감치 인정을 받았다.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 범위, 빠른 발을 지니고 있다. 베테랑 이진영이 '미래 국가대표'로 점찍을 정도. 타격에선 힘이 다소 부족했다. 그러나 올시즌 타격에서도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다. 김진욱 감독은 "타격도 발전했고, 수비와 뛰는 부분에서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좋다"며 심우준을 주전 3루수로 낙점했다. 자신감도 생겼다. 개막시리즈에서 안정적으로 핫코너를 지켰다. 타격에선 타율 2할5푼(12타수 3안타)을 기록했다.

또 하나의 걱정거리였던 1루수는 조니 모넬이 3경기에서 2홈런을 치며 존재감을 보였다.

▶로치-정대현, 에이스 등극 가능성 높였다

선발진이 든든해졌다. kt는 그동안 '에이스'라 부를 만한 투수가 없었다. 외국인 투수 농사는 2015년 12승(10패)을 따낸 크리스 옥스프링을 제외하면 흉작에 가까웠다. 재계약한 라이언 피어밴드는 이미 KBO리그에서 검증을 마쳤다. 우완 돈 로치는 물음표였다. 그러나 로치는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패스트볼 구속도 150km에 육박했고, 싱커, 커브를 적절히 활용했다.

김 감독은 "안정감에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상체 위주의 피칭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다. 또 투구 템포가 빨라서 수비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포수 이해창도 "정직한 패스트볼이 1개도 없다. 같은 패스트볼 사인에도 투심, 싱커로 다양하게 온다. 그래서 타자들이 고전한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외인보다 토종 선발 발굴에 힘썼다. 미래를 내다봤을 때, 넉넉한 선발 자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먼저 등판한 정대현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4사구는 1개도 없었다. 김 감독은 "스트라이크 비율이 많이 올라서 아주 만족한다. 제구는 단기간에 변하기 쉽지 않다. 다음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정대현은 2015시즌 중반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당시 보여줬던 투구가 첫 경기서 나왔다. 3년 차 주 권의 안정감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호재다.

▶분업으로 줄이는 포수진 약점

포수는 항상 kt의 큰 고민거리였다. 2015년 5월 초, 팀 내 최고 유망주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을 내주고 장성우를 데려온 이유도 단숨에 전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첫 시즌부터 13홈런을 쳤다. 포수 리드, 송구에서도 가진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후 사생활 문제로 50경기 출전 징계를 받았다. 징계가 끝난 후, 곧바로 투입하기는 무리였다. 허리 통증까지 겹쳤다. 지난해 윤요섭 김종민 이해창이 돌아가며 포수 마스크를 썼으나, 이전과 무게감이 달랐다.

김 감독은 장성우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이해창 장성우 체제로 시즌을 맞이했다. 첫 2경기에서 이해창, 1경기에서 장성우가 선발 출전했다. 특히 장성우는 복귀전에서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6번 타자로 중심 타선을 받쳤다. 김 감독은 "공격은 성우, 수비는 해창이가 좋다. 두 선수가 나눠서 나갈 것이다. 먼저 득점해야 하는 원정 경기에선 공격, 지켜야 하는 홈에선 수비에 중점을 둘 것이다"라고 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분업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