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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한국인' 달튼, 亞 '별 중의 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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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일본에 승리를 거둬 정말 기쁘다."

캐나다 출신 귀화 아이스하키 선수 맷 달튼(31·안양 한라)이 했던 말이다. 달튼은 지난 2월 2017년 KB금융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 일본전 3대0 승리 후 누구보다 뿌듯해 했다.

달튼은 2014년 안양 한라 유니폼을 입었다. 이역만리 외국 생활, 결코 쉽지 않다. 제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갖춰도 적응 못하면 끝이다. 달튼은 '적응기'가 필요 없었다. 쉬는 날이면 야구장을 찾아 한국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경기를 즐긴다. 뒤풀이 메뉴는 삼겹살이다. 돌판 위에 김치와 콩나물도 빼놓지 않는다.

2016년 3월, 달튼은 '진짜 한국인'이 됐다. 대한체육회로부터 우수 인재 특별 귀화 추천을 받은 달튼은 법무부 국적심사위원회 최종 승인을 받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같은 날 에릭 리건(29·안양 한라)도 함께 귀화했다.

달튼은 그야말로 '복덩이'다. 그를 품에 안은 안양 한라는 연일 싱글벙글이다. 그는 2016~2017시즌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40경기에 출전해 평균실점(GAA) 1.68과 세이브성공률(SVSP) 0.939를 기록했다.

달튼의 맹활약 속에 안양 한라는 새 역사를 썼다. 11일 안양 빙상장에서 열린 사할린(러시아)과의 2016~2017시즌 아시아리그 파이널 3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대2로 승리하며 두 시즌 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파이널 시리즈)을 했다. 2010년, 2011년, 2016년 아시아리그 챔피언에 올랐지만 모두 원정이었다. 안방에선 우승 기억이 없었는데 이번에 최정상 꿈을 이루며 홈 팬들 앞에 자랑스럽게 설 수 있었다. 그리고 정규리그 우승과 파이널 시리즈 전승 우승을 한 최초의 팀이 됐다.

중심엔 달튼이 있었다. 그는 사할린과의 1, 2차전에도 골문을 지켰다. 2경기에서 세이브성공률 0.968을 기록하며 팀의 6대2, 4대0 연승을 이끌었다. 3차전에서도 수 차례 선방 쇼로 승리를 이끌었다. 달튼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MVP(최우수선수)에 등극, 자신이 아시아 최고의 별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달튼은 "어려운 경기였는데 우승을 거둬 정말 기쁘다. 기억에 남는 시즌이 될 것"이라며 "상대가 굉장히 거칠게 나왔지만 경기의 일부다. 우리 동료들이 잘 이겨내서 좋은 결과 얻을 수 있었다"며 자세를 낮췄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안양 한라와 계약이 만료된다. 달튼은 "지금 마음 같아선 남고 싶다. 하지만 내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나도 내 미래는 알 수 없다"고 했다.

30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선 "올림픽은 특별한 무대다.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항상 만반의 준비를 다 할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