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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완패한 신태용호,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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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패했지만 좋은 보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신태용 20세 이하(U-20) 감독은 패배에도 웃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았다. U-20 대표팀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평가전에서 0대3으로 패했다.

어차피 결과는 중요치 않았다. 신태용호는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기니와 함께 죽음의 조에 속했다.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을 상대로 최고 수준의 경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신 감독은 경기 전 "전북은 K리그 1위팀이다. U-20 대표팀과 비교해 파워, 스피드 등에서 월등히 앞선다. 또래와 다른 수준이기에 우리가 가진 문제점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형님한테 한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일찌감치 예고한대로 최상의 라인업을 꾸렸다. 주말 경기가 있지만 후배들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 에두, 에델, 김보경 최철순 김민재 정 혁 고무열 이 용 등이 선발로 나섰다. 김신욱 김진수 홍정남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의 베스트11이었다. 신 감독도 최정예로 맞섰다. 24일 합류한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를 필두로 조영욱(고려대) 백승호(바르셀로나B) 한찬희(전남) 이승모(포항) 이진현(성균관대) 등이 출격했다. 훈련성과를 보기 위한 것 외에 베스트 멤버를 낸 숨은 의도도 있었다. 기니와의 1차전(5월20일),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5월23일)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신 감독은 "U-20 선수들 중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뛰지 못한 선수가 90%가 넘는다. 이번 경기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뚜껑이 열리자 수준 차는 생각보다 더 컸다. 전북 선수들은 한차원 빠른 압박과 파워로 후배들을 밀어붙였다. 지난 4개국 대회에서 위력을 발휘한 신태용호의 아기자기한 공격축구는 채 펼쳐보지도 못했다. 전반 8분 정 혁, 10분 고무열이 연속골을 넣었다. 전체적인 움직임을 보기 위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던 신 감독은 두골을 허용하자 빨리 벤치로 내려왔다. 신태용호도 그냥 물러서지는 않았다. 역시 돋보인 선수는 이승우였다. 여독이 다 풀리지 않아 좋지 않은 컨디션이었음에도 가장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전반 1분 첫번째 슈팅을 날렸던 이승우는 14분 절묘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과 근접한 장면을 만들었다. 이승우는 몇차례 좋은 돌파를 선보이며 신태용호 에이스 다운 플레이를 펼쳤다. 조영욱과 백승호도 주눅들지 않았다. 후반 들어 전북이 백업으로 선수를 교체한 후 주도권을 잡나 했더니 이내 상대의 빠른 역습에 무너졌다. 후반 15분 이동국에게 세번째 골을 허용했다. 결국 신태용호는 완패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완패했다. 전북이라는 이름값에 주눅든 모습을 보였다"며 "그렇지만 선수들에게 큰 교훈이 될 경기다. 전북을 통해 모든 면을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완패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신 감독은 "우리는 체력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서로 100% 컨디션에서 싸웠으면 이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전북의 힘이 강했지만, 월드컵에서 상대할 아르헨티나나 잉글랜드는 이정도로 힘이 강하진 않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더 다듬고 세밀한 부분을 보완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에이스' 이승우와 백승호도 "형들에게 많이 배웠다"며 "월드컵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최 감독은 "도움을 주기위해 적극적인 경기운영을 했다"며 "형들에게 밀리지 않고 경기 운영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많이 기대가 된다. 세트 피스 수비 등을 보완한다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덕담을 건냈다.

전북과의 평가전을 마친 신태용호는 28일 해산한 후 29일 혹은 30일 최종 엔트리 21명을 발표한다. 5월1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다.

전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