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소리인데 한 번은 '우리가 올림픽 준비하는 팀인가' 싶었어요."
선발 명단을 손에 쥔 노상래 전남 감독이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노 감독의 말처럼 올 시즌 전남 선수단에는 유독 어린 선수가 많다. 20세 이하(U-20) 대표팀에 차출된 한찬희(20)를 비롯해 최재현(23) 박대한(21) 임민혁(23) 이유현(20) 등 신인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슬찬 고태원 허용준 등도 이제 막 24살이 된 어린 선수들이다. 선수 명단을 바라보는 노 감독은 머릿속에는 두 단어가 교차한다. 바로 걱정과 희망이다.
전남은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크게 흔들렸다. 이호승(28) 이지남(33) 등 베테랑은 물론이고 자일(29), 유고비치(28) 등 외국인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선발 명단조차 꾸리기 어려운 상황, 노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대거 기용해 경기를 치렀다.
우려가 앞섰다. 이제 막 성인 무대에 데뷔한 선수들이 프로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선배들을 상대로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희망이 생겼다. 노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가 밝다는 희망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감독의 바람은 그라운드 위에서 그대로 이뤄졌다. 1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전에서 신인 최재현은 1골-1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한찬희 역시 정확한 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골키퍼 임민혁도 슈퍼세이브로 팀의 뒷문을 단단히 지켰다. 덕분에 전남은 3대1 승리를 거뒀다.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분위기를 끌어올린 전남은 22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치른 울산전에서 5대0 완승을 거두며 활짝 웃었다. 개막전 5연패 수렁은 오간데 없었다.
상상 이상의 활약이다. 노 감독은 "K리그에는 23세 이하 선수 1명을 반드시 선발로 넣어야 하는 규정이 있다. 개막 전만 해도 한찬희 정도밖에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골키퍼 박대한 임민혁 등을 비롯해 경기에 나간 어린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면서 전술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막내들의 활약에 함박웃음을 짓는 전남, 과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남은 29일 강원과의 맞대결에서 3연승에 도전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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