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아놓은 밤처럼 깔끔하게 정리된 동그란 머리, 똘망똘망한 눈동자, 흡사 부지런히 도토리를 찾아다니는 다람쥐처럼 그라운드를 누비는 임찬울은 귀엽고 앳된 외모와 달리 야수의 공격력을 가진 선수다. 단숨에 먹이를 낚아채는 독수리처럼 순식간에 골을 터뜨릴 수 있는 공격수다.
임찬울이 드디어 K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지난 3일 오후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9라운드 광주FC와 원정 경기, 0-1로 뒤진 전반 37분 임찬울의 발끝에서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황진성의 크로스를 오범석이 헤딩으로 떨궜다. 공은 임찬울의 앞에 떨어졌다. 임찬울은 골대 구석을 보고 정확하게 차 넣었다. 임찬울은 벤치로 달려가 선수들에게 안겨 기쁨을 나눴다. 신인선수의 K리그 데뷔골이 터지는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임찬울은 "처음에 (황)진성이 형이 크로스 올릴 때 느낌이 있었다. 범석이 형이 공을 떨어뜨려줬다. 주변에 수비수들이 없어서 편하게 슈팅을 했다. 전날 훈련할 때 감독님이 '슈팅 찬스가 오면 급하게 하지 말고 차분하게 밀어넣으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부분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회를 주신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5경기 뛰면서 공격 포인트가 없어서 걱정을 했다. 하지만 조급하진 않았다. 경기에 출전할수록 슈팅이 골대에 가까워졌다. 골을 넣게 돼서 정말 좋다. 감을 살려서 다음 경기에서도 득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인다운 순수함과 패기가 느껴지는 말이었다.
지난 2년간 임찬울에게 득점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한양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번을 달았고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였다. 2015년 12경기 13골로 5권역 득점왕, 2016년 10경기 14골로 2권역 득점왕을 차지했다. 임찬울은 지난해 한양대와 함부르크와의 MOU 체결로 독일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독일에서도 임찬울의 가능성을 한번에 알아봤다. 상 파울리(독일 2부리그)와 홀슈타인 킬(독일 3부리그)의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독일이 아닌 강원FC를 선택했다. 국내에서 인정받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임찬울은 "프로 생활에 적응하기도 전에 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처음에 많이 헤맸다. 템포가 빨라 내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형들이 조언을 많이 해 주셨다. 훈련장에선 형들을 보고 많이 배웠다. 많이 듣고 보면서 생각했다. 내가 출전한 경기 영상을 돌려보면서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처음보다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임찬울에게 프로는 전혀 새로운 세계였다. 공격적인 역할에만 집중하던 대학교와 달리 프로에서는 수비적인 임무도 적극적으로 소화해야 했다. 이제는 팀이 원하는 전술적인 움직임을 완벽히 이해했다. 상대 힘을 빼놓기 위해 활발하게 전방 압박을 시도한다. 측면, 중앙을 가리지 않고 위치를 바꾸며 수비수들을 괴롭힌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자신을 성장시키고 있다.
임찬울은 강원FC 생활에 대한 절대적인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정말 좋다. 클럽하우스에 동갑내기 친구들이 많다. 요즘은 볼링장을 다니면서 취미를 즐기고 있다. 카페도 가고 영화도 본다. 휴식 시간을 정말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밥'이다. 클럽하우스 밥이 정말 맛있다"고 환히 웃었다. 그라운드에서의 야성적인 모습과 달리 영락없는 24세 청년의 답변이었다. 순수한 미소로 해맑은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축구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자 눈빛이 달라졌다. 임찬울은 "나는 공격수다. 공격 포인트로 말하고 싶다. 처음 목표는 5개였다. 지금은 10개로 늘렸다. 또한 라운드 베스트11에 2번 이상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며 "팀 목표인 ACL 진출에 힘을 보태고 싶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강원FC가 지금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는 않다. 팬들이 초반에는 기대를 많이 하셨는데 지금은 관심이 줄었다. 저희가 못하는 탓이다. 경기가 많이 남았다.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팬들도 많이 찾아 와 주실 것이다. 열심히 해서 올라가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가까운 목표는 2경기 연속골과 팀 승리다. 이제 프로 축구선수로서 새로운 장을 연 임찬울이 더 큰 미래를 향한 도약을 시작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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