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몸 덕분에 오히려 특별한 인생이라며 자랑스러워하는 저자의 일상을 직접 그린 그림들과 함께 진솔하고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일곱 살 때 갑자기 찾아온 횡단성 척수염, 그 이후 시작된 휠체어 생활. 저자는 여느 아이들과 똑같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의 정규과정을 마쳤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릴 때가 가장 행복했던 저자는 서울대 미대를 목표로 삼았다. 주변에서는 '장애인 특별전형'을 통해 조금은 편하게 대학에 진학할 것을 이야기했지만 서울대 미대 수시 모집에 합격했다.
이후 미국 연수, 한미 대학생 인턴십(W.E.S.T), 미국 회사에서의 인터십, 유럽 배낭여행, 중국 여행을 경험했고, 장애인 특별 채용이 아닌, 대졸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거쳐 KT에 입사해 6년째 근무 중이다.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중학교 3학년 때 한 의사에게 들은 말이다. 척추가 120도가 휜 상태에서 찾아간 한 병원에서 의사는 "사회에 도움이 안 될 사람을 수술시켜 놓은 들, 또 운 좋게 수술이 잘된들 무슨 소용입니까?"라고 했다. 그 상처에서 벗어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한 달여간을 전국의 병원 사이트, 의학 관련 프로그램을 모두 뒤져서 척추 측만증 수술의 최고 권위자를 찾았고, 자신의 병력과 진료를 받고 싶다는 메일을 보내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았다.
저자는 "현실이라는 육중한 무게가 나를 저 깊은 바닥으로 끌어당기려고 할 땐, 시선을 아래로 향해 그 무게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위로 향하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는 내 안의 소리에 집중한다"고 강조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