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가 이 정도면 선발 한 자리가 아까울 따름이다.
롯데 자이언츠 닉 애디튼이 최악의 투구를 하고 말았다. 애디튼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2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애디튼은 0-5로 뒤진 2회 1사 만루서 김유영으로 교체됐다. 김유영이 박건우를 우익수 앞 땅볼로 처리하는 사이 3루주자가 홈을 밟아 애디튼은 1⅓이닝 5안타 5볼넷 6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59개였고,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절반도 안되는 28개에 불과했다.
제구력, 집중력, 결정구 부족 등 총체적으로 문제점이 드러난 경기였다. 이로써 애디튼은 올시즌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5.26에서 7.00으로 높아졌다. 지난달 9일 LG 트윈스와의 KBO리그 데뷔전에서 5⅓이닝 1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애디튼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난조에 빠지더니 최근 3경기에서 대량 실점을 면치 못했다. 4월 2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4이닝 10안타 6실점, 지난 3일 kt 위즈전에서 5이닝 7안타 5실점의 부진을 보이는 등 최근 3연패를 당했다.
이날도 애디튼은 볼카운트가 몰리다 실투를 하면서 안타를 맞거나 볼넷을 내주는 패턴을 반복했다. 그렇다고 구위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1㎞, 최저 130㎞였다. 완급조절이라고 볼 수는 없는, 구속 자체가 그 정도 수준이었다. 이날 두산 선발은 애디튼과 같은 왼손이면서 구속보다는 타이밍으로 승부하는 유희관이었다. 유희관은 130㎞짜리 안팎의 직구를 가지고도 완벽한 제구력과 완급조절로 초반 위기를 넘기는 것이 애디튼과는 대조적이었다.
1회초 선두 민병헌에게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내준 애디튼은 허경민을 우익수플라이로 처리한 뒤 에반스에게 또다시 볼넷을 허용하며 1,2루에 몰렸다. 이어 김재환에게 138㎞짜리 바깥쪽 직구를 던지다 좌전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애디튼은 계속된 2사 1,2루에서 박건우에게 또다시 중전적시타를 얻어맞고 2실점째를 기록했다. 2회에는 선두타자 오재원에게 솔로포를 내주면서 밸런스를 급격히 잃었다. 오재원은 애디튼의 2구째 136㎞ 한복판 직구를 그대로 밀어때려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김재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애디튼은 민병헌에게 볼넷, 허경민에게 좌중간 적시 2루타, 에반스와 김재환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한 뒤 양의지에게 중전적시타를 얻어맞고 추가 실점을 했다. 5-0으로 점수차가 벌어졌고, 김유영이 아웃카운트르 2개 잡는 과정에서 한 점을 허용해 애디튼은 6실점이 됐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