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도 다들 '강자르'라고 한다." "'하리즈만'이라고 하니 그리즈만 영상을 자주 보게 된다."
'안방' 20세 이하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신태용호 스무살 축구청춘들은 유쾌하다. 긴장감, 부담감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했다. 장난 삼아 서로를 부르는 별명마저도 유쾌하다. 공격수들 대다수의 별명은 빅리그, 빅클럽의 세계적인 선수들을 롤모델 삼았다. 묘하게 닮은 플레이스타일을 떠올리면 슬몃 웃음이 난다.
공격수 강지훈(용인대)은 '강자르'로 통한다. 'U-20 최다득점자'인 강지훈은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오버헤드킥 극장골'로 축구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적극적인 움직임 덕분에 슈퍼골이 유독 많다. 그를 아끼는 이들은 지난해 11월 19세 이하 수원 컨티넨탈컵(이하 수원컵) 우승 당시 잉글랜드전(2대1 승) 결승골 이야기를 잊지 않는다. 박스 안을 '겅중겅중' 밀고 들어오는 강지훈 앞에 수비들이 추풍낙엽처럼 스러지는 만화같은 장면은 다시 봐도 경이롭다. 에덴 아자르(첼시) 뺨치는, 툭툭 치고 들어가며 수비를 제쳐내는 드리블이 인상적이다. 강지훈도 별명의 유래를 잘 알고 있다. "잉글랜드 골 이후 네티즌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동영상을 올리면서 '강자르'라고 써주셨다." "동료들도 다들 '강자르'라고 한다. 그냥 기분좋게 받아들인다"며 웃었다. 실제 아자르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자르, 네이마르처럼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을 좋아한다. 국내 선수로는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많이 보고 배우려 한다."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골맛을 본 조영욱(고려대)은 '조게로'라는 별명으로 회자된다. 아르헨티나 대표 공격수 세르히오 아게로(맨시티)에서 따온 닉네임이다. 박스안에서 저돌적인 움직임, 거침없는 돌파, 볼이 없는 상황에서의 판단력과 움직임이 영리하다. 이달 초 파주에서 열린 U-2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조영욱은 "아게로와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골은 넣고 싶다"며 골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조영욱의 동갑내기 라이벌이자 절친인 공격수 하승운(연세대)의 별명은 영등포공고 시절부터 줄곧 '하리즈만'이다.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플레이스타일이 닮았다는 데서 나온 별명이다. 측면에서 빠져들어가는 움직임이 탁월하다. 그리즈만과 신체조건도 비슷하고 최전방, 측면 공격수를 모두 담당하는 점도 닮았다. 하승운은 "'하리즈만'이라 불리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리즈만의 경기 영상을 자주 보게 된다"며 웃었다.
미드필더 임민혁(FC서울)은 '임니에스타'로 통한다. 스페인 미드필더 안드레 이니에스타는 임민혁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1m68의 단신에 얼핏 왜소해보이지만 빠르고 단단하다. 미드필더로서 세밀한 기술과 패스, 킥력, 지지 않는 투쟁심을 지녔다. 전북 미드필더 김보경은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후배로 임민혁을 지목했다.
신태용호의 풀백 이유현(전남 드래곤즈)은 '호날두'를 동경한다. 지난해 수원컵에서 2골1도움을 기록하며 골 넣는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잉글랜드전에서 기록한 무회전 프리킥 이후 '유날두'라는 별명을 잠시 얻었다. 공격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와 수비에선 필림 람을 닮고 싶은 욕심쟁이다.
스무살 청춘의 창창한 앞날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강자르' '조게로' '임니에스타'가 장차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수도 있다. 디에고 마라도나(1979년), 루이스 피구(1991년), 티에리 앙리(1997년), 리오넬 메시(2005년), 후안 마타(2007년), 폴 포그바(2013년)의 스무살이 그랬던 것처럼….
전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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