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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리더들에게, 연애 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 일명 '밀당'이다. 신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지도자다. 어찌 보면 기분을 맞춰줄 줄 안다. 축구는 분위기다. 신이 나면, 몸은 절로 움직인다. 전력의 핵, '바르샤 듀오' 이승우-백승호를 향한 신 감독의 '밀당'…. 성격도 스타일도 전혀 다른 이들을 상대하는 방법이 제각각 다르다. 마치 '과묵한 순둥이 장남'과 '애교쟁이 재간꾼 차남'을 대하는 우리 아버지들의 태도가 다르듯이….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된 직후 신 감독은 '백승호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지난 2월 첫 만남 직후 백승호의 체력 문제를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백승호는 올시즌 바르셀로나B팀에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체력과 경기 감각 저하는 일견 당연했다. "전반 20분짜리 선수"라고 혹평했다.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 훈련중 "네가 선수야!"라는 쓴소리도 서슴지 않았다.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어린 에이스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한 상황, 신 감독은 한켠으로 언론을 통해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백승호는 분명히 필요한 선수다. U-20월드컵에 반드시 데려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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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기니전 직전 인터뷰, 백승호는 스스로 "이제 풀타임은 맘만 먹으면 뛸 수 있다. 몸 상태는 거의 100%"라고 공언했다. '결전지' 전주 훈련장에서 백승호는 21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검게 그을린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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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니셜' 얘기가 나왔다. 신 감독은 "15일 외출 다녀와서 16일 아침에 봤다. 요상하게 돼있더라. 의미를 물으니 승리 염원이라고 했다. 의미가 좋아서 잘했다고 했다"며 웃었다. "기자분들한테 숨기려다보니 너무 색이 바랜 것 아니냐, 염색을 더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 말라'는 잔소리 대신 '더 하라'고 독려하는 요상한 감독, 이것이 신 감독이 '튀는 아이' 이승우를 대하는 방식이다.
자유분방하고 개성 넘치는 이승우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윽박지르거나 억지로 주저앉히지 않는다. 신 감독은 "이런 개성을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승우에게도 계속 표출하라고 한다. 그 대신 그에 맞는 책임도 져야 한다. 행동만큼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신 감독의 '밀당'은 통했다. '튀는 아이' 이승우는 신태용호 최고의 팀 플레이어다.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헌신하는 선수가 됐다. 기니전,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휘슬이 울린 후 다리에 쥐가 나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로 달리고 또 달렸다. 월드컵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내 이름을 알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 팀 목표를 이루는 것이 내 목표다. 우리 목표는 일단 예선 통과이고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끝까지 가는 것이다."
자신의 방식으로 이해받고 존중받는 스무살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신바람 나게 뛰고 또 뛴다. 신 감독의 은밀하고 위대한 '밀당'이 에너지원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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