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약진. 프로야구 순위 판도를 뒤흔들까.
우리의 예측이 섣불렀다. 조금 더 지켜봐야 했다. 삼성과 한화가 반전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한화. 한화는 최근 10경기 5승5패 5할 승률을 기록했다. 지난주 잘나가는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3승3패를 거뒀으니 성공. 김성근 감독이 물러난 후, 이상군 감독대행 지휘 아래 팀이 정상화 되고 있다. 투수진 분업화가 잘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비야누에바, 이용규 등 주축 부상 선수들까지 돌아오면 한화는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은 지난주 믿을 수 없는 4연승을 달렸다. 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믿었던 윤성환이 무너지며 3대13으로 대패해 연승이 끊기기는 했지만, 최근 삼성의 경기력을 보면 혼자 처진 꼴찌팀이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다.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중심을 잘 잡아주자 구자욱 등도 동반 상승효과를 거두고 있고,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어찌됐든 앤서니 레나도가 부상을 털고 돌아와 선발 로테이션을 채워주니 그 것도 도움이다. 잘 버텨주던 재크 페트릭만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온다면, 삼성 공-수 전력도 매우 탄탄해질 수 있다.
지난 한 주가 지나가며 순위 판도 변화 조짐도 생겼다. 최하위권으로 처질 것 같던 한화가 선전하며 23승32패를 기록중이다. 5위 LG 트윈스와 4.5경기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10위 삼성도 한화와 4경기 차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그 때는 9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가 무려 8.5경기였다. 지금은 5위 LG와 8.5경기 차이다.
한화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부상병들이 돌아오고 팀의 새로운 체계가 더욱 잡힌다면 당장 5강권 팀들을 위협할 존재다. 현장 감독들도 한화의 시즌은 아직 끝이 아니라며 경계하고 있다. 김태균, 정근우, 이용규 등 야구를 알고 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해 그 기본 전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삼성은 자신들이 당장 5강권으로 치고 올라가기는 힘들어도,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들에 승리를 헌납한 팀 컬러는 확실히 버렸다는 게 중요하다. 시즌 초반만 해도 현장에서는 '삼성에게 3연전 1패만 해도 다른 팀에 2패를 한 충격'이라는 얘기가 나왔었다. 또, 삼성이 지금의 승차를 극복해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한다는 법도 없다.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졌지만,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한 우승 DNA가 아직 삼성 덕아웃에는 남아있다.
한화는 주중 KIA 타이거즈, 삼성은 두산 베어스와 맞붙는다. 두 팀이 상위권 팀들을 괴롭힐 수 있을까. 거기에 성공하면 주말 두 팀이 흥미로운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