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 '쌈 마이웨이'가 영리한 패러디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12일 방송된 '쌈 마이웨이'에서는 고동만(박서준)과 최애라(김지원)의 사이가 진전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애라는 자꾸 자신을 헷갈리게 하는 고동만 때문에 박무빈(최우식)과 사귀기로 했다. 그리고 박무빈과 함께 자동차 극장 데이트를 즐겼다. 이에 고동만은 불안해졌다. 최애라에게 전화를 걸어 실시간으로 데이트를 감시하고 영화에서 들리는 키스 소리를 듣고 분노해 자동차 극장까지 찾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백마 탄 왕자님인 줄 알았던 박무빈의 정체가 들통나면서 세 사람의 삼각관계도 끝났다. 박무빈은 일본인 약혼자까지 있음에도 고동만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의도적으로 최애라에게 접근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최애라가 분노하자 "결혼해도 달라질 건 없지 않냐"는 망언을 내뱉었고 최애라는 "쓰레기"라며 칼 같이 관계를 정리했다. 박무빈의 실체를 알게 된 고동만 또한 최애라에게 곧장 달려갔고 그를 안으며 곁을 지켰다. 이에 최애라는 "너 그럴 때마다 떨려"라고 마음을 드러냈다.
'쌈 마이웨이'는 이처럼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과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의 관계를 조명한다. 서로를 '볼 꼴 못 볼 꼴 다 본 친구 사이'라고 규정했던 남녀가 이성적인 끌림을 부인하면서도 사랑의 감정을 느껴가는 과정은 묘한 설렘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작품은 '남자와 여자가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것은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지 못했던 남녀가 라이벌의 등장으로 본심을 깨닫고 사랑에 골인하는 내용은 1992년 방송된 MBC 드라마 '질투'를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많았다. '질투'는 삼각관계 속에서 사랑을 확인한 남녀 친구가 연인으로 발전해가는 이야기를 풋풋하게 그려내며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남녀 친구 사이에 과연 사랑은 가능한가'라는 공통된 주제를 담은 청춘 트렌디 드라마라는 점에서 '쌈 마이웨이'와 '질투'가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라는 것.
'쌈 마이웨이' 또한 이러한 의견을 수용, 12일 방송에서는 '질투' 패러디를 감행해 추억을 소환하는 한편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확실히 전했다. '질투' OST를 삽입하는 한편 '질투'의 전매 특허인 빙글빙글 도는 앵글을 사용했다. 이는 최수종과 최진실의 젊은 시절 연기를 떠올리게 하며 설렘을 배가시키고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왠지 모를 짠한 감정을 들게 하기도 했다.
반전 로맨스와 '질투' 패러디까지 더해 '쌈 마이웨이'는 월화극 왕좌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이날 방송된 '쌈 마이웨이'는 10.9%(닐슨코리아,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일 방송분(11.4%)보다 0.5% 포인트 하락한 수치이지만 동시간대 방송된 드라마 중에서는 최고 기록이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엽기적인 그녀' 9,10회는 7.9%, 9%의 시청률을, MBC '파수꾼' 13,14회는 6.1%, 7.2%의 시청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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