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괜찮다."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28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가 열리기 전 홈팀 롯데 훈련이 끝나고 LG 훈련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롯데 훈련이 끝났는데, 롯데 훈련복을 입은 덩치 큰 한 사내가 라커룸으로 들어가지 않고 계속 덕아웃 주변을 서성거렸다. 그리고 계속해서 LG 훈련을 주시했다. 무슨 사연이었을까.
양팀은 하루 전 연장 12회 1박2일 혈전을 치렀다. 체력적, 정신적 출혈이 많았던 가운데 LG 손주인은 연장 11회 롯데 투수 강동호에게 사구를 맞았다. 처음에는 헤드샷인줄 알았을 정도로 맞은 부위가 위험했다. 다행히 머리 아래 등쪽이었지만,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만약, 헤드샷이었다면 던질 투수가 없었던 롯데는 경기를 정말 어렵게 풀 뻔 했다.
롯데 훈련복을 입은 덩치 큰 사내는 강동호였다. 덩치는 산만하지만 원광대를 졸업하고 올해 입단한 신인이다. 롱릴리프로 롯데 마운드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강동호는 손주인이 내야 수비 훈련을 마치고 들어오자 그 타이밍에 맞춰 3루쪽 LG 덕아웃으로 성큼성큼 뛰어왔다. 그리고 손주인에게 머리를 숙여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이를 본 손주인은 "괜찮다"라고 짧게 말하며 강동호를 격려했다. 강동호는 사과를 하고도 미안했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1루쪽 덕아웃으로 뛰어갔다.
손주인은 "본인도 사구를 내구고 당황했을 것이다. 이렇게 찾아와 사과를 해주니 오히려 고맙다. 사실 맞은 부위가 많이 아프긴 하지만 참고 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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