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선두 싸움보다 내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먼저다."
'킬러' 양동현(31·포항)은 여전히 '18'이란 숫자에 주목하고 있다.
양동현은 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군팀' 상주 상무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클래식 1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12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12호골.
최근 '잊혀진 천재'에서 '타이밍 도둑'으로 바뀐 별명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났다. 아크 서클에서 오승훈 상주 골키퍼의 타이밍을 빼앗는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아직 남은 경기는 20경기나 남았다. 수치상으론 20골 이상은 충분히 넣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양동현은 "도달하고자 목표만 보고 간다. 인천전에서 두 골을 넣었을 때 살짝 득점왕도 노리려고 생각했었지만 득점 선두 싸움만 생각하면 부담이 커질 것이다. 내 것만 신경 쓸 것이다. 중요한 건 18골은 먼저 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 결정력 향상에 대해서는 "수비를 가담하는 양과 사이드 움직임이 적기 때문에 득점 상황에서 호흡이 안정되니 판단력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최순호 포항 감독이 원하는 패턴 플레이도 양동현의 득점을 돕고 있다. 그는 "항상 우리가 하는 훈련이 있다. 크로스가 될 때, 공이 어디로 이동이 됐을 때 선수들은 정확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경기 중 얘기를 하지 않아도 훈련이 돼 있다"고 전했다.
"득점포가 가동되지 않을 때는 인내해야 한다"는 것이 최 감독의 주문이다. 양동현도 100% 공감하는 얘기다. 양동현은 "모든 공격수라면 마찬가지겠지만 다른 팀 선수가 득점하고 내가 못하면 심적인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감독님께선 멘탈적인 부분은 잘 잡아주시려고 하신다. '90분 동안 하나는 할 수 있다. 침착하고 냉정하게 기다리라'고 하신다. 내 축구인생에 그런 조언을 해준 감독은 없으셨다. 경기 중 그런 상황이 오면 감독님의 말씀이 떠오른다"고 했다.
상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