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한화 이글스를 꺾고 3연승을 내달렸다. 넥센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게임에서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역투와 장단 12안타를 때려낸 타선 짜임새를 앞세워 7대5로 승리했다.
브리검은 6이닝 동안 93개의 볼을 던지며 8안타(1홈런) 3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4승째(2패)를 따냈다. 한화 선발 김재영은 2⅔이닝 동안 81개의 볼을 던지며 7안타(2홈런) 2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3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올시즌 3패째(2승).
넥센은 0-4로 뒤진 3회말 곧바로 5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1회초 넥센은 선발 제이크 브리검이 흔들렸다. 한화 5번 이성열에게 3점홈런을 허용한데 이어 6번 양성우에게 2루타, 7번 김경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3회말 넥센은 숨겨뒀던 칼을 꺼내들었다. 한화 선발 김재영을 겨냥해 만든 '좌타라인'을 풀가동했다.
1회와 2회를 무득점에 그쳤지만 3회말 김재영을 기어이 무너뜨렸다. 1사후 2번 서건창이 중전안타, 3번 채태인이 우중월 2점홈런을 때려냈다. 한화로선 불행의 시작이었다. 이어 4번 김하성이 좌월 1점홈런을 터뜨리며 4-3까지 추격했고, 5번 김민성 좌전안타, 6번 박 윤이 우중월 2루타로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7번 허정협의 타구는 한화 2루수 정근우가 잘 잡았다. 하지만 먼저 스타트를 끊어 런다운에 걸릴뻔한 2루주자를 정근우가 발견했다. 2루 주자를 태그아웃 시키려다 올세이프, 1루주자까지 살려줬다. 넥센의 1사만루 찬스. 8번 임병욱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4-4 동점. 9번 주효상의 1타점 좌전안타로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하 김재영은 역전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두번째 투수 이충호에게 넘겼다. 3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됐다. 정근우의 실책성 수비판단도 추가실점에 한 몫한 셈이다.
이날 넥센의 노림수는 적중했다. 1번 이정후, 2번 서건창, 3번 채태인, 6번 박 윤, 8번 임병욱, 9번 주효상까지 모두 6명의 좌타자를 선발출전시켰다. 김재영의 약점을 잘 알고 간파하고 있었다. 사이드암 김재영은 전날까지 우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이 2할2푼2리에 그쳤으나 좌타자에게는 피안타율이 무려 4할7푼4리까지 치솟은 상태였다. 이날도 결국 3회 좌타자 서건창과 채태인에게 연이어 안타와 홈런을 얻어맞고 한순간에 밸런스가 무너지고 말았다. 이후부터는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신무기로 장착했던 커브의 각마저 무뎌지자 달리 내세울 것도 없었다. 직구와 포크볼, 기존의 투피치로 맞서기엔 넥센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넥센은 6회말 7번 허정협의 2타점 적시타로 7-4로 달아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한화는 8회초 이성열이 중월 1점홈런(13호)을 뿜어내며 이날 두번째 아치를 그렸지만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넥센은 7,8,9회를 조상우-이보근-김상수로 틀어막았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