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초점] '자숙' 엄태웅, '포크레인'으로 면죄부 받을까? (종합)

by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엄태웅의 복귀작이라기 보다는 노력과 열정이 만든 작품이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 진압에 동원됐던 공수부대원 김강일이 퇴역 후 포크레인 운전사로 살아가던 중,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20여년 전 묻어두었던 불편한 진실을 좇아가는 내용을 그린 영화 '포크레인'(이주형 감독, 김기덕필름 제작).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포크레인'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주형 감독이 참석해 취재진의 질의응답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7월 경기 성남 분당의 한 마사지 업소에서 A씨를 성매매한 혐의로 피소된 이후 그해 11월 성매매 혐의에 대해 약식기소 판결을 받은 주연배우 엄태웅은 부담감을 이유로 시사회에 불참했다.

'포크레인'은 기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에서 피해자가 됐던 시민군들을 조명한 것과 달리 사건 당시 가해자였던 시위 진압군을 조명해 눈길을 끈다. 시위 진압군들의 숨겨진 내상과 마주하며 그들이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상처에 대한 책임은 누구의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 작품이다.

가장 먼저 이주형 감독은 자숙 중인 엄태웅에 대해 언급했다. 이주형 감독은 "지난 2월에 12회차 만에 영화를 촬영했다. 어려운 작품이었는데, 모든 배우, 스태프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며 "이 작품은 김기덕 감독이 5년 전부터 준비했던 작품이다. 소재 때문에 작업하기 어려웠지만 이 이야기를 무조건 완성해야 했다. 끝없이 엄태웅에게 제의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물론 엄태웅이 그 시간 굉장히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엄태웅도 시나리오를 마음에 들어 했지만 몇 차례 고사를 하기도 했다. 어렵게 결정한 작품이다. 엄태웅의 복귀라기 보다는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열정이 만들어진 작품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엄태웅을 선택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의 많은 배우를 포크레인에 대입해 봤다. 하지만 그 어떤 배우도 어울리지 않았다. 한마디로 내가 엄태웅에게 꽂힌 것 같다. 엄태웅만이 '포크레인' 속 주인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출연을 설득했고 어렵게 결정하게 됐다"며 "서로 출연을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어느날 엄태웅이 동영상을 하나 보여줬다. 그 동영상에는 아는 지인분을 찾아가 포크레인 운전을 연습하고 있었다. 그게 출연에 대한 회답이었고 너무 기뻤다. 이후 엄태웅은 포크레인을 운전하는데 대역 없이 모든 장면을 촬영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주형 감독은 자숙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엄태웅에 대해 "아직 대중 앞에 나서기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오늘 시사회도 참석을 못했는데 충분히 이해한다. 시사회 전 엄태웅에게 연락이 왔다. 시사회 반응이 궁금하다고 했고 많이 미안해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크레인'은 엄태웅, 김경익, 심정완, 정세형, 조덕제, 조영진, 박세준, 김정팔 등이 가세했고 '붉은 가족'을 연출한 이주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포크레인'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