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는 남기고 싶지 않아요."
치열하고도 고독한 싸움이었다. 그러나 '접영여신' 안세현(22·SK텔레콤)은 보란 듯이 이겨냈다. 그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아레나에서 열린 2017년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며 한국 수영에 새 역사를 썼다.
역사 또 역사…"포텐 터졌다"
28일(이하 한국시각). 안세현이 또 한 번 한국 수영 역사를 바꿔놓았다. 그는 대회 여자 접영 200m 결선에서 2분06초67을 기록, 한국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10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최혜라가 작성한 2분07초22였다.
안세현은 이번 대회 내내 한국신기록을 쓰고 있다. 그는 접영 100m 준결선(57초15)과 결선(57초07)에서 연달아 한국 기록을 세웠다. 기세를 올린 안세현은 접영 100m에 이어 200m에서도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두 주먹을 불끈쥐었다. 세계선수권이라는 큰 무대에서 쓴 쾌거다.
그의 기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안세현은 한국 여자 선수 메이저 대회 최고 기록도 경신했다. 종전까지 이 대회 한국 여자 선수 최고 기록은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에서 이남은(배영 50m)이 기록한 8위였다. 메이저 최고 기록은 남유선(개인혼영 400m)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쓴 7위였다.
하지만 안세현은 접영 100m 결선에서 전체 5위에 랭크되며 새 역사를 썼다. 분위기를 탄 안세현은 접영 200m 결선에서 전체 4위에 오르며 자신의 기록을 또 한 번 넘어섰다.
안세현의 폭풍 질주. 그의 코칭스태프도 깜짝 놀란 페이스다. 마이클볼 전담코치는 접영 200m 결선이 끝난 뒤 "포텐이 터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마이클볼 코치가 원한 기록은 2분06초7대였다. 그러나 안세현이 목표치를 뛰어넘으며 잠재력을 폭발했다.
피, 땀, 눈물이 만든 '헝가리 환희'
헝가리의 환희 뒤에는 고독한 싸움이 있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호주, 유럽 등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특히 대회 직전에는 유럽 지역을 돌며 프랑스, 스페인에서 열린 로컬 대회에 참가해 경기력을 점검했다. 이전과는 다른 훈련 방식이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안세현 스스로 "훈련 자체가 도전이었다"고 말할 정도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혼자 이겨내야 했던 시간들. 그는 "아무래도 외국에서 운동하다보니 말동무가 없어서 외로울 때가 있다. 하지만 가장 힘든 것은 내가 잘하고 있는지 없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묵묵히 견뎌냈다. 그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꼭 결선에 진출하고 싶다. 그것만 생각하면서 집중했다. 사실 그동안은 책을 많이 읽지 않았는데, 안정감을 주기 위해 심리서적도 읽었다"고 전했다.
이를 악물고 달린 시간들. 안세현은 헝가리에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새로운 희망을 밝혔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8월 초 한국에 입국, 다음 단계를 향해 전진할 예정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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