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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KIA 불펜, 믿는 불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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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의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역대 최다승까지 노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의 가장 큰 고민은 불펜이다. 점수차가 크지 않은 리드에서는 모두가 불안하게 불펜의 피칭을 지켜봐야했다.

전반기 KIA의 평균자책점은 4.75로 전체 4위였다. 선발은 4.03으로 LG(3.97)에 이어 2위였는데 불펜은 6.22로 꼴찌였다. 유일한 6점대 평균자책점이었다. 그만큼 믿음을 주기 힘들었다.

마무리 임창용이 부진하며 꼬이게 된 불펜진은 사실 아직까지도 완벽하게 짜여진 모습은 아니다. 최근엔 김윤동이 마무리 자리에 선 가운데 임창용과 심동섭이 셋업맨으로 나서고 임기준과 박진태 등이 중간계투로 나서는 모양새다.

다행인 것은 계속 꼬여있을 것 같았던 불펜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타선이 터지지 않자 불펜의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후반기 KIA의 평균자책점은 3.69로 롯데(3.24), NC(3.43)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선발은 3.65로 4위인데 불펜이 3.76으로 전체 3위를 달리고 있는 점이 놀랍다고 할 수 있을 듯.

지난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3-2로 앞서던 9회말 2사후 아쉽게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12회까지 두산의 강타선을 무안타로 막아내 3대3 무승부로 끝낸 점은 다행이었다. 김윤동이 9회말 김재환에게 동점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그외엔 안타 하나 없이 3⅓이닝을 잘 막았다. 12회에 나온 홍건희도 3타자를 모두 범타처리하며 역전패를 허용하지 않았다.

29일엔 더 좋았다. 김윤동이 등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뒷문이 불안할 것 같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2-1로 앞선 7회말부터 불펜진이 나섰는데 단 한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심동섭이 7회말을 삼자범퇴로 끝냈고, 박진태가 8회말 첫타자 박건우를 처리한 뒤 임기준이 김재환과 오재일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9회말엔 임창용이 올라와 에반스를 중견수 플라이, 김인태와 양의지를 삼진으로 잡고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타선이 점수를 많이 뽑아 점수를 어느 정도 줘도 될 때 오히려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불펜인데 최근 타선이 많은 점수를 뽑지 못해 1점만 줘도 승부의 흐름이 바뀌는 접전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정규시즌은 물론 더 큰 압박감을 느끼는 포스트시즌을 치러야하는 KIA에겐 분명 호재가 된다.

유일한 약점이었던 불펜이 이젠 조금씩 믿음을 쌓아가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