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놀이동산 부럽지 않다.
kt 위즈의 홈구장 케이티위즈파크가 물놀이 공원으로 확 바뀌었다. kt가 2015년 일회성 이벤트로 실시했던 워터 페스티벌은 이제 kt의 여름 이벤트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KBO리그의 야구 행사로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평가받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3년째 열리는 워터 페스티벌엔 더 많은 물을 준비했다. kt는 28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부터 8월 20일까지 주말 홈경기에 워터 페스티벌을 연다.
29일 케이티위즈파크는 그야말로 물놀이 공원이었다. 야구장 우측 폴 뒤쪽에 설치된 워터 슬라이드가 가장 눈에 띄었다. kt가 올시즌 워터 페스티벌을 위해 만든 가장 강력한 장치다. 4층에서 1층으로 워터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온다. 높이 5m, 길이 45m의 진짜 물놀이 공원에서나 볼 수 있는 슬라이드를 야구를 보면서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것.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기 만점이었다. 처음 운영한 28일엔 무려 526명이 워터슬라이드를 탔다. 경기 내내 워터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0∼1분 사이에 계속 사람들이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왔다. 야구장 근처의 조원동에서 왔다는 김동현군(12)은 "워터 슬라이드가 재밌어서 몇번을 탔는지 모르겠다"면서 "물놀이 공원에 온 것 같다"며 웃었다. 워터 슬라이드는 8월말까지 평일 경기에도 계속 운영된다고.
1루측 내야 관중석에만 있었던 물대포는 외야에도 설치됐다. kt가 득점을 할 때, 이닝이 끝났을 때 물대포가 관중을 향해 발사됐다. 물대포가 닿지 않는 1루측 뒤쪽 관중들을 위해서는 4층 난간에서 워터 샤워가 쏟아졌다.
김주일 응원단장은 쉴새없이 관중석을 향해 물을 발사하며 무더위에 지친 팬들을 시원하게 했다. 우산을 펼치거나 우비를 입은 팬들도 있었지만 우비 없이 그냥 물을 맞고 좋아하는 팬들이 더 많았다. 물총을 준비해 응원단을 향해 쏘는 팬들도 있었다.
최근 성적 하락으로 인해 관중이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워터 페스티벌로 팬들도 늘었다고. 28일 관중은 1만2082명이었다. 주말 관중이라고 보기엔 적다고 할 수도 있지만 NC전임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다고 kt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지난 5월 13일 NC와 토요일 경기서는 8471명의 관중이 왔으니 당시보다 3500명 정도가 더 많이 찾았다. 최근 성적도 안좋은 상황에서 이런 관중이 온 것은 워터 페스티벌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29일에도 1루측 관중석은 거의 꽉 찬 모습이었다. 특히 물이 뿌려지는 곳일 수록 관중이 많았다.
워터 페스티벌 기간 동안 성적도 좋았다. 지난 2015년엔 롯데와의 2경기서 모두 승리했고, 지난해엔 4승2패를 기록했다. 올해도 첫날인 28일 5대4의 승리를 거두며 5연패 사슬을 끊었다. 관중이 즐겁고, 그래서 관중이 늘고, 그속에서 승리하니 1석 3조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