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오직 조승우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30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연출 안길호, 극본 이수연) '도깨비' 종영 이후 오랫동안 이어지던 tvN의 시청률 잔혹사를 끊어냈을 뿐 아니라 완벽한 대본과 연출로 '한국 드라마 역사의 이정표를 세울 작품'이라는 호평을 들었다. 특히 '비밀의 숲'이 시작부터 시청자의 마음을 단박에 뺐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 황시목 역을 맡은 조승우의 미친 연기력에 있다.
처음 조승우가 '비밀의 숲'에서 검사 황시목을 연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몇몇 네티즌들은 "또 검사?"라며 물음표를 그리기도 했다. 그의가 전작이자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수(707만2021명)을 동원한 영화 '내부자들'(우민호 감독)에서도 검사 역을 맡았기 때문. 그가 2년 만에 또 다시 검사 역을 택하면서 '캐릭터의 자기복제'가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비밀의 숲' 속 차갑다 못해 서늘한 검사 황시목은 '내부자들'의 뜨겁게 타오르던 우장훈 검사와 180도 다른 인물, 아니 지금껏 한국 드라마에서 그려진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었다.조승우는 첫 방송부터 압도적이었다. 드라마 분량의 대부분을 혼자 이끌어가면서도 살해된 사람의 시체를 발견한 순간부터 사건을 하나하나 파헤쳐가는 과정을 빈틈없이 메웠다. 특히 본인을 살인 용의자로 가정하고 직접 살인 행위를 재현해가며 사건을 재구성하는 과정은 소름마저 끼치게 했다.
황시목은 뇌수술로 감정을 잃어버린 인물로 자칫하면 무미건조하고 매력 없이 보일 수도 있을 법한 캐릭터. 하지만 조승우는 일정한 목소리 톤과 표정을 유지하며 캐릭터의 성격을 잘 살리면서도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기존 드라마에서 전혀 본 적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를 완성했다.
황시목의 절제된 감정을 완벽하게 연기 했기에 드라마 후반 그가 처음으로 감정을 폭발했을 때 시청자에 줬던 충격과 울림은 더욱 강했다. 후배이자 동료 검사였던 영은수(신혜선)이 살해된 후 장례식 장에서 민정수석 이창준(유재명)에게 "네 탓이야"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영일제 (이호재) 전 장관에게 "그럼 그동안 당신은 무엇을 했습니까"라고 외치는 황시목의 목소리는 자신의 이익이나 안위를 위해 진실를 위한 투쟁을 외면했던 모든 사람들을 고개 숙이게 했다.
한편, '비밀의 숲'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이,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한여진(배두나)과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부 비밀 추적극이다. 지난 30일 종영했으며 후속 '명불허전'은 오는 8월 12일 첫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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