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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협박성 눈물은 처음"..'안녕' 박미선, 시청자 울린 '현실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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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나이 40에 아내 몸이 다 망가졌는데... 내 동생이었으면 진짜 가만 안뒀다"

'개그계의 대모' 박미선이 분노 유발 남편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내들의 편에 서서 눈물과 웃음으로 깊은 공감대를 나눴다.

14일 방송한 KBS2 '안녕하세요'에는 박미선, 김종민, 티아라 지연, 가수 피터한이 출연해 신청자들의 다양한 고민 상담을 자처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 게스트는 박미선이었다. 박미선은 때론 눈물로, 때론 따뜻한 조언으로 고민의 주인공들의 마음을 감싸안았다.

급기야 주인공의 사연에 깊이 공감한 나머지 분통을 참지 못하고 눈물까지 터뜨렸다. 박미선이 울어버린 사연의 주인공은 17년 동안 쉬지않고 일하는 남편 때문에 고민이라는 40대 주부. 고민을 의뢰한 주부는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남편이 결혼하자고 한 17년 전으로 돌려 프러포즈를 거절하고 싶다"며 "딸 셋을 낳을 동안 한번도 병원에 오지 않았고, 딸들의 입학식과 졸업식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대상포진에 걸린 시어머니 수발을 며느리인 제가 매일 할 때 남편은 안왔고, 시아버지 칠순 여행에 남편 없이 딸들과 며느리만 갔다"고 말했다.

고민녀의 언니도 "사위도 상주인데 장인어른인 저희 아버지 장례식장에 일을 핑계대고 안왔을 때 가족들이 많이 속상했었다"고 말했고, 6학년 둘째 딸은 "아빠가 일 때문이라지만 사실은 엄마가 일을 더 많이 하신다. 아빠는 저녁 7시 전에 일을 정리하고 헬스장 가서 몇시간씩 운동하고, 틈틈이 친구들 모임을 가지고 당구장도 간다"며 "엄마가 무릎과 허리가 아프시기 때문에 집안 일은 제가 많이 돕는다. 아빠 성격이 깔끔하셔서 아빠 방을 깨끗이 치우는 일도 제 일"이라고 말해 MC들을 분노케 했다.

이에대해 남편은 "아내가 저보다 가게를 더 잘본다. 아내가 있어야 손님들이 더 좋아한다. 딸들 입학식 졸업식은 막상 가보면 가만히 서 있는것 외에는 할 일이 없더라. 집안일은 아이들이 잘 해서 제가 할 게 없다. 장인어른 장례식장 때와 어머니 입원 때, 아버지 칠순 여행은 일과 시간이 안맞아서 참석할 수 없었다" 등의 얕은 변명으로 일관했다.

고민 주인공은 "너무 일을 해서 나이 40에 인공관절 수술을 양쪽 무릎 모두 5번을 했다. 허리 디스크 수술까지 하면 10번 정도의 수술로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다. 심지어 디스크 수술하고 퇴원한 날도 가게에 와서 서 있으라는 남편"이라며 "하루에 쪽잠으로 8시간을 네번에 나눠 자는 생활을 십여년째 하는데 제 소원은 남들처럼 밤에 푹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다"라고 말해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박미선은 고민을 듣다가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다. 박미선은 주인공의 남편을 향해 "일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가족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니냐. 그런데 지금 가족들이 행복한 것 같냐"며 되물었다. 주인공의 남편은 "나름대로 행복한 것 같다"고 말했고, 박미선은 "남편은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마음이 없다. 아내가 나이 마흔에 수술을 10번 할 정도로 몸이 다 망가졌는데 주인공이 내 동생이었으면 가만 안 놔뒀을 것 같다"고 말하며 울부짖었다.

이어 박미선은 "2만원짜리 스테이크를 먹어서 행복한게 아니라 1000원짜리 국수를 먹어도 화목한게 가족의 행복이다. 아내분이 이렇게 힘든데도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눈물이 없어서 안흘리는게 아니다. 울면 무너질 것 같기 때문"이라며 고민 버튼을 누르며 "아까 너무 뭐라고 해서 미안하다"고 눈물에 대해 사과해 웃음을 유발했다.

두번째는 딸들을 너무 사랑해서 하루 종일 감시하는 아빠 때문에 고민인 딸들의 사연. 아빠는 기자인 친구를 이용해 아이들이 지역 어디에서 뭐하고 놀고 있는지 수시로 제보받고, 집안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위치추적 어플로 딸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하지만 반전은 따로 있었다. 딸들은 "SNS로 만난 남자친구가 6명 있었다", "지난해 헤어졌다. 진짜 사귄 사람은 두명이다"라는 말로 24시간 감시체제를 발동한 아버지를 놀라게 했다.

이에 박미선은 "집안에 문을 못잠그게 하고 문들 없앴다고 하는데 아이들의 마음에는 벌써 문이 생겼다"며 "감시가 능사가 아니다"라고 엄마 같은 섬세한 마음으로 고민을 정리했다.

마지막 사연의 주인공은 결혼 12년차인 30대 주부. 남편의 과묵함에 반해 결혼했는데 이름 한 번 불려본 적 없고, 지금까지 부부가 카페에 간 적이 없고, 둘만 있으면 굉장히 어색하다는 주인공. 특히 주인공은 남편이 하는 일도 정확히 모르고 있어 놀라움을 안겼다. 하지만 MC들이 남편에게 "자기야" "여보" "사랑해"를 시키자 서툴고 오글거리지만 해냈고, 이를 들은 아내는 손까지 바들거리면서 행복해했다.

이를 지켜본 박미선은 "이거 실화냐? 결혼 12년차에 저런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시청자 입장에서 놀라워했고, "사랑해도 표현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전하며 부부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었다.

시청자들은 "박미선 울때 같이 눈물이 났다", "저런 남편이 있다는게 신기하다", "나라도 내 동생이면 가만 안뒀을 것" 등의 반응으로 그녀의 현실 조언에 공감대를 표했다.

ly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