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8월 들어 13승6패로 승승장구 중인 두산 베어스에 뜻하지 않은 돌출 악재가 나왔다.
두산은 현재 5선발까지 리그에서 가장 막강한 선발진, 폭발적인 타선에 약점으로 꼽히던 불펜까지 안정감을 찾으며 후반기 1위와의 경기차를 8경기나 좁혔다. 이제 1위 KIA 타이거즈와 5.5경기차 밖에 나지 않아 역전 가시권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갑작스런 악재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김태형 감독의 결장, 언제까지?
김태형 감독이 19일 수원 kt 위즈전이 끝난 후 복통 호소해 병원에 입원했다. 동수원병원에서 엑스레이와 CT 촬영을 했고 검진 결과 게실염으로 판정돼 입원해 항생제 치료를 진행했다. 20일에는 서울 흑석동 중앙대병원으로 옮겼다. 게실염은 대장벽에 염증이 생겨 바깥쪽으로 동그랗게 꽈리 모양으로 튀어나오는 질병을 의미한다.
두산 관계자는 "20일 오전 중앙대병원 응급실로 이동해 입원한 후 추가 검사 및 항생제 치료를 받았다"며 "주말이라 당직의 밖에 없어 정확한 진단과 퇴원일은 월요일 다시 정해질 예정"이라고 했다. 때문에 20일 경기는 김 감독 없이 한용덕 수석코치 체제로 치러졌다. 하지만 김 감독이 결장한 첫 날부터 두산은 강우 콜드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염증 수치가 호전되고 있는 상태라 빠른 복귀도 가능하지만 확정적이진 않다. 순위싸움이 치열할 때 감독의 부재는 두산으로서는 꽤 악재다.
▶유희관의 예고없는 기복
유희관의 기복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어 불안하다. 유희관은 제구력 투수다. 구속은 최고 130㎞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직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4개 구종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
하지만 최근 제구가 흔들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5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유희관은 5이닝 8안타 7실점(5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5이닝 7실점으로 부진한데 이어 연이어 난조다. 20일에는 5이닝 2실점으로 무난하게 던졌지만 팀이 강우콜드로 패하는 바람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3연패는 올들어 처음이다.
올해 23경기서 8승5패, 평균자책점 4.95로 5점대 평균자책점 위기에 놓였다. 다른 선발들은 후반기 들어 안정을 찾았지만 유희관은 후반기에 2승만 더했다. 유희관이 5년 연속 10승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지만 분명히 악재이긴 하다.
▶깜짝 스타 최주환, 갑자기 주춤
최주환은 올해 두산이 배출한 깜짝 스타다. 주전 2루수였던 오재원이 부진한 사이 공수주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주전 멤버로 업그레이드됐다.
전반기까지 250타수 77안타 5홈런 41타점, 시즌타율 3할8리로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했다. 올스타전에 BEST12 멤버로 선발될만큼 인기도 얻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2할6푼9리로 주춤한 상황이다. 특히 8월 들어서는 59타수 13안타 1홈런 5타점, 2할2푼으로 떨어졌다. 지난 20일 경기에서도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오재원의 컨디션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주환이 계속 부진할 경우 두산의 타선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두산은 시즌 초 있었던 부상 등 변수를 없애 안정감을 찾았다. 갑작스런 변수가 생길지도 모르지만 이대로만 간다면 상승세를 계속 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예정에 없던 변수가 등장하며 두산은 위기에 내몰렸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