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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제주의 맥가이버' 이승철 소장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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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무대에서 대표적인 강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이하 제주).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단단한 팀웍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구단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들로 구성한 지원스태프가 경기력 및 성적 향상을 위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Real Hero'는 이러한 제주의 숨은 영웅을 찾아 소개하는 코너다. 클럽하우스의 안전과 관리를 총괄하는 이승철 소장이다. 예고 없이 달려드는 낯선 위기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이승철 소장은 '제주의 맥가이버'라고 불린다. 과연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만나서 반갑다.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많이 보이지만 대화하기 힘든 상대다.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클럽하우스 건물과 주변 시설물 관리를 한다. 이와 더불어 전기, 기계설비, 소방, 통신, 수도, 가스 등 총괄적인 관리업무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챙길 곳이 많다 보니 많이 보인다고 해도 나와 이야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시설 관리 업무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호텔, 골프장 등 건물관리는 30여년 동안 해왔다. 제주유나이티드와의 인연은 2013년도 초반부터 이어지고 있다. 벌써 4년째다. 구단 관리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

-경비, 시설, 미화 중 가장 신경이 많이 쓰이는 부분은.

▶아무래도 경비 파트가 아닌가 싶다. 보안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보니 신경을 많이 쓸 수 밖에 없다. 낮에는 직원이 많아 괜찮지만 야간에는 근무하는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구성원들과 직접적으로 교감을 나누는 파트는 미화 관련이다. 담당자들은 오전 7시30분에 출근해 사무실, 숙소 전체를 정해진 시간까지 깨끗하게 청소한다. 그래서인지 구성원들이 무더운 여름에 일하시는 분들에게 먹을 것부터 해서 정말 잘 대해준다. 정말 고맙다고 생각한다.

-제주의 맥가이버로 불린다. 실제 맥가이버 머리스타일을 유지했는데 최근 바뀐 것 같다. 무슨 사연이라도 있나.

▶아니다. 맥가이버도 더운 날씨에는 장사가 없다. 올해 정말 덥다. 그래서 짧은 머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시 시원해지면 완전한 맥가이버로 돌아가도록 약속하겠다.

-앞서 말했듯이 여름에는 정말 일하기가 힘들 것 같은데.

▶덥기도 더울뿐더러 에어컨, 수도 등 소비 전력이 많기 때문에 관리가 힘든 계절이다.

-일하면서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위험 요소를 항상 사전에 제거할 수 있도록 강조한다. 특히 선수들이 다치면 큰일이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고자 한다. 또한 태풍이 온다고 하면 긴장이 된다. 태풍이 오면 연습구장 펜스가 넘어지는 등 위험 요소가 커지기 때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이동식 축구골대를 수리했을 때다. 제주도내 전 공업단지를 뒤져서 결국 수리를 마쳤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들 많이 도와줬고 수리를 마쳤을 때 선수단이 많이 고마웠던 기억이 생각난다.

-선수단 중에서 가장 인사성이 밝은 선수는.

▶다들 인사를 잘하고 착하다. 그 중에서 안현범 선수가 가장 착하다. 항상 아버님이라고 부르며 살갑게 대해준다. 정말 아들처럼 친근감이 느끼지는 선수다.

-홈 경기마다 직관을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맞다. 처음 1년은 직관을 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중계로 봤다. 하지만 한 번 직관을 했더니 TV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 계속 가다 보니 이제는 다른 직원들도 함께 간다. 축구장을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한번 가보길 추천한다. 정말 재미있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내 손길이 거치면서 안 되는 부분들이 잘 돌아갈 때 느끼는 보람이 크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주유나이티드 구성원들이 고맙다라는 말을 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소장님에게 제주 유나이티드란.

▶내 집? 집에서 보면 혼날 것 같다. 그만큼 제주를 아끼고 사랑한다. 문제가 생기면 먼저 달려가서 해결하고자 한다. 비품도 내 집 물건처럼 사용하면 고장 날 일이 없다. 제주 유나이티드 구성원이라면 모두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생활했으면 좋겠다.

-관리 업무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미래를 위해 투자했으면 좋겠다. 자격증도 취득하고 업무 자세도 능동적으로 가져가면 좋다. 그리고 항상 수첩을 들고 다니며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