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롯데와는 좋았고 고맙다."
현역 생활 종착역까지 불과 3주 정도가 남은 시점,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의 은퇴 투어 6번째 팀은 롯데 자이언츠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이승엽 은퇴 투어 행사가 열렸다. 롯데 구단은 순금 잠자리채를 은퇴 기념으로 선물했다. 56홈런을 쳤던 2003년 사직구장 외야 관중석을 수놓았던 그 잠자리채다.
이승엽은 "롯데라는 팀과는 굉장히 친근했다. 거리도 가깝고, 신인 때부터 생각보다 성적도 좋았다"고 돌아봤다. 전날 열린 경기에서 이승엽은 1-2로 뒤진 4회초 롯데 선발 박세웅으로부터 역전 투런홈런을 날리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홈팀에게 패배를 안긴 역전 홈런이었지만, 사직구장을 찾은 1만6천여명의 팬들은 베이스를 도는 이승엽에게 박수 갈채를 보내줬다.
이승엽은 이날 사직구장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전날 환호를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승엽과의 일문일답.
-어제 홈런을 친 뒤 박수를 받았다. 기분이 어땠나.
원정 경기와서 홈런치고 박수받은 건 참 오랜만이다. 두 번째인 것 같다. 2003년 광주에서 55호 홈런쳤을 때 이후 처음이다. 광주에서는 1호 홈런도 쳤는데, 그때는 조용했다. 보통 내가 홈런치면 조용한데, 55홈런 쳤을 때는 박수가 나왔다. 어제 그라운드를 돌면서 웃음이 나왔고, 기분좋은 마음으로 홈으로 들어왔다.
-마지막 홈런일 수도 있다.
저번 인천 경기(8월 31일)에서 홈런을 친 다음에 '이게 마지막 홈런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홈런공을 주운 팬을 찾아 부탁을 드렸다. 홈런공을 받고 배트를 선물로 드렸다. 어제도 마찬가지다. 롯데 구단에 부탁해 홈런을 주우신 팬한테 배트를 드리고 공을 받았다. 고맙게 생각한다.
-롯데와는 어떤 인연이 있나.
롯데는 굉장히 친근한 팀이다. (대구와)거리도 가깝고, 신인 때부터 생각보다 내 성적이 좋았다. 1999년 플레이오프에서 7차전까지 가서 졌는데, 거의 잡았던 경기를 놓쳐 아쉬움이 컸던 적도 있다.
-오늘 롯데에서 어떤 선물을 준비했는지 들었나.
대충 얘기는 들었다. 그때(2003년) 잠자리채 열풍이 가장 뜨거웠던 곳이 여기였다. 고의4구가 나와 팬들이 항의를 하시는 바람에 1시간 정도 경기가 중단됐었다. 그때 롯데는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내가 홈런을 치기를 바라고 1만5천명 정도인가, 많은 팬분들이 들어오셨다. 그런데 고의4구가 나왔던 것이다.
-이제 시즌 막바지다. 심정이 어떤가.
16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거의 마무리하는 시점이다. 몸과 마음이 홀가분해야 하는데 조금씩 지친다는 느낌이 있다. 솔직히 빨리 끝내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다.
-최고의 시즌은 언제라고 생각하나.
1999년이다. 2003년은 1999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때 갑자기 잘하고 처음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시즌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매일 야구장으로 나갔던 기억이 난다. 내 인생 최고의 시즌이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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