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 숙제를 던졌다고나 할까요."
노상래 감독이 이끄는 전남은 20일 인천과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홈 경기를 치렀다. 경기 전 만난 노 감독은 환하게 웃으면서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쉬운 게 없다."
올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전남은 '다크호스'로 꼽혔다. 최효진 현영민 등 베테랑에 이슬찬 이유현 한찬희 허용준 등 미래가 창창한 자원들도 즐비했다. 여기에 김영욱 유고비치가 이루는 탄탄한 중원, 자일-페체신으로 공격진을 구성하며 파란을 예고했다.
하지만 고난의 연속이었다. 리그 후반부로 향하면서 승점 사냥에 애를 먹고 있다. 인천을 만나기 전 전남은 리그 5경기에서 3무2패로 무승 늪에 빠져있었다. 그 사이 대구, 인천 등 하위권 팀이 턱 밑 까지 추격했다.
안방에서 '상승세'의 인천을 만났다. 우려가 앞섰다. 전력 이탈이 컸다. 수비수 고태원은 출전 정지, 김재성은 허벅지 부상이었다. 김영욱은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흘리 이적을 앞두고 있는데다<스포츠조선 9월 19일 단독보도> 미세한 부상이 있어 명단에서 제외됐다. 비보도 있었다. 풀백 최효진은 빙부상을 했다. 노 감독은 "이탈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어떡하나. 뒤에 있는 선수들도 그 동안 열심히 준비를 해왔다. 절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노 감독은 깊은 고민 끝에 노림수를 마련했다. 선수들에게 '숙제'를 던졌다. "우리가 계속 해오던 축구의 틀이 있다. 그런데 선수들에게 스스로 해법을 찾게끔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위기 속에서 오히려 숙제를 마련한 노 감독. 가장 큰 이유는 부진 탈출이지만 또 다른 목적도 있었다.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이다. 노 감독은 "감독은 지시를 내리고 부족함을 지적하는 자리다. 좋을 땐 그게 다 잘 먹히지만 상황이 풀리지 않을 땐 감독의 말이 오히려 선수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경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 고민, 판단해서 해법을 구상해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을 신뢰하기에 내린 결정이다. 그러나 전남은 이날 인천의 강하고 빠른 압박에 고전했다. 페체신-자일을 필두로 골을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오히려 문선민-웨슬리를 앞세운 인천의 역습에 수 차례 위기를 맞이했다. 사소한 패스 실수도 많았다. 0대0으로 비겼지만 인천보다 경기의 짜임새는 부족했다.
6경기 연속 무승(4무2패) 늪에 빠진 전남. 그리고 선수단에 내려진 '노상래의 숙제.' 과연 전남은 언제쯤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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