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진돗개 작전이야. 한 팀만 물어뜯으면 풀릴 것 같은데…."
김학범 감독(57)은 지난 8월 광주FC의 K리그 클래식 잔류를 위해 '해결사'로 투입된 이후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5경기에서 1무4패를 기록 중이다. "승리의 고리를 좀처럼 꿰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김 감독은 "지금은 다른 팀의 점수는 보지도 않는다. 우리의 경기력 향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잡는 '호랑이 감독'으로 유명한 김 감독은 광주 지휘봉을 잡은 뒤 한 번도 선수들에게 화를 낸 적이 없단다. 김 감독은 "시즌을 준비할 때 부상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선수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지금은 엉덩이를 두드려주는 것밖에 답이 없다. 오히려 내가 분위기 메이커를 하고 있다"며 웃었다.
하지만 상대 팀인 강원의 상황도 광주는 부담스러웠다. 같은 날 포항이 서울과 1대1로 무승부를 거둬 강원이 광주를 꺾으면 스플릿 시스템 가동을 두 경기 앞두고 사실상 그룹 A행을 확정 지을 수 있다. 때문에 강원은 정조국을 비롯해 이근호 황진성 김경중 등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내세웠다. 김 감독은 "선발 명단을 보니 강원이 이날 우리를 잡고 그룹 A 진출을 확정 지으려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도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우리도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맞불 전략을 예고했다.
뚜껑이 열렸다. 광주는 주현우 여봉훈 김정현 박동진으로 구성된 미드필더들의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강원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9분에는 행운도 얻었다. 강원 김경중의 헤딩 슛을 광주 골키퍼 윤보상이 걷어내자 강원 측면 공격수 임찬울의 오른발 발리 슛이 왼쪽 골 포스트에 맞고 튕겨 나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일진일퇴 공방 속 광주는 먼저 골을 내주고 말았다. 전반 39분 프리킥 이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뒤로 흐른 공을 한국영이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광주의 젊은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강원의 측면을 계속해서 두드리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추가시간 비디오판독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왼쪽 측면 크로스 때 문전에서 강원 수비수가 광주 여봉훈을 팔꿈치로 가격하는 반칙이 VAR에 잡혔다. 키커로 나선 김정현은 침착하게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전반을 1-1로 마친 광주는 후반 17분 아산 경찰청에서 23일 제대한 임선영을 시작으로 후반 21분 완델손과 후반 28분 김영빈을 차례로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좀처럼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강원도 임찬울과 정조국 대신 디에고와 문창진을 교체투입해 고삐를 조였지만 광주의 물샐 틈 없는 수비에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광주는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완델손이 왼발 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두 팀 모두 웃지 못했다. 1대1로 무승부를 거뒀다.
김 감독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잔류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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