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중앙정부와 충돌을 빚고 있는 북동부 카탈루냐주의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의 불똥이 스페인축구협회로 튀고 있는 모양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 직전까지 A매치를 치를 수 없는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 선은 'FIFA는 러시아월드컵 전까지 1년 미만 동안 국제 경기를 할 수 없도록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페인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분리·독립 절차를 강행하고 있고 중앙정부는 1일로 예정된 국민투표 시행을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의 지휘 아래 중앙정부는 투표함 압수, 카탈루냐 지방정부의 경찰 지휘권 박탈, 국가경찰 투입 등으로 초강수를 띄운 상태다.
카탈루냐주가 독립될 경우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라 리가에 참가할 수 없게 된다. 헤라르드 피구에라스 카탈루냐 자치정부 체육부장관은 "카탈루냐가 독립된다면 라 리가에 있는 바르셀로나, 에스파뇰, 지로나는 그들이 참가하고 싶은 리그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라 리가에 남을 수도 있고 이웃 국가인 이탈리아, 프랑스 또는 EPL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라 리가의 회장인 하비에르 테바스는 "스포츠와 관련된 이 문제는 확실하게 정리돼야 한다"라며 "스페인 법률을 해석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카탈루냐가 독립할 경우 카탈루냐 클럽들은 라 리가에 참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인들에게 최고의 존경을 받는 클럽이다. 카탈루냐인들 다수의 의지를 민주적으로, 평화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FIFA는 각국 축구가 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규정으로 막고 있다. 축구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FIFA는 2015년 10월 쿠웨이트 정부가 축구협회 등 체육단체에 행정 개입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하자 자격정지 징계를 내려 쿠웨이트 축구대표팀이 FI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없도록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FIFA처럼 쿠웨이트의 자격을 박탈했다.
카탈루냐주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는 축구에서 먼저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때문에 투표 여부 결과에 따라 FIFA의 징계가 가혹하다 느껴질 수 있다. 결국 독립이 됐을 경우 바르셀로나의 결정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바르셀로나가 타 리그로 편입될 경우 정치적 중립성이 파괴됐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