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순간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벤치의 5회 투수 교체 실패가 대참사로 이어졌다. 결국 롯데의 가을 잔치는 아쉬움 속에 막을 내리게 됐다.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NC가 9대0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NC가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5회초의 빅이닝이 NC를 잠실로 인도했다. 이제 NC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패배를 안겨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복수혈전'을 꿈꾼다.
초반은 투수전 양상이었다. 롯데 선발 박세웅과 NC 선발 해커가 4회까지 무실점으로 맞섰다. 박세웅은 4회까지는 4안타 1볼넷을 허용했으나 점수는 내주지 않았다. 해커는 2안타 1볼넷으로 역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4회까지 팽팽했던 승부의 추는 5회초 한 순간에 NC쪽으로 확 기울었다. NC는 5회초에 타자 일순하며 안타 5개와 볼넷 4개, 희생플라이 1개를 묶어 대거 7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호투하던 박세웅이 5회초에 흔들렸다. 선두타자 2번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후속 나성범과 4번 스크럭스에게 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내줬다. 여기서 롯데 조원우 감독은 힘이 떨어진 박세웅을 내리고 포크볼러 조정훈을 투입했다. 조정훈과 마찬가지로 포크볼이 주무기인 '젊은 피' 박진형이 불펜에 있었지만, 조 감독은 조정훈의 컨디션이 더 낫다고 판단한 듯 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교체가 악수였다.
조정훈은 첫 상대인 모창민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이호준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더 허용했다.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권희동이 3루 땅볼을 치는 사이 스크럭스가 홈에서 아웃됐지만, 1사 1루에서 손시헌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1점을 더 추가했다. NC가 3-0으로 앞서나갔다.
조정훈의 제구력은 여전히 살아나지 않았다. 김태군과 김준완에게 연속 볼넷으로 1점을 더 내주고 4-0이던 2사 만루에서 결국 이명우와 교체됐다. 하지만 이명우 카드 역시 대참사로 이어졌다. 이명우는 박민우와 나성범에게 연거푸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3점을 더 내주고 나서야 간신히 스크럭스를 3루 땅볼로 처리했다. NC가 무려 7점을 뽑아낸 뒤였다. 결국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순식간에 주도권을 내준 롯데는 곧바로 5회말 반격 기회를 얻었다. 1사후 문규현의 볼넷에 이어 대타 이우민과 전준우의 연속 안타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손아섭의 투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문규현이 홈에서 포스 아웃된 후 최준석마저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롯데는 이렇다 할 득점 찬스를 만들지 못한 채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이날 NC 선발 해커는 6⅓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8삼진으로 무실점을 기록하며 에이스의 위엄을 과시했다. 이후 나온 이민호(⅔이닝 1안타 무실점)와 원종현(1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 임창민(1이닝 2안타 무실점)이 차례로 나와 팀 승리를 지켜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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