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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 직원들은 구단 클럽하우스 감독실 문앞에 붙은 메시지를 보고 다시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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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1층에 위치한 감독실은 조 감독이 불의의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사용했던, 그의 마지막 흔적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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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들어가자 맞은 편 책상에서 조 감독이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반갑게 "어서 오이소" 할 것만 같다. 10㎡ 남짓한 공간에 주인 잃은 흔적들만이 말 없이 눈물을 흘렸다. 고인의 책상은 꾸밈 없는 평소 그의 성격대로 소박했다. 경기장에서 벤치 지휘하는데 거추장스러울까봐 벗어놓고 간 손목시계와 '조선왕조 스캔들' 교양서적이 고스란히 놓여있다. 고인은 틈틈이 이 책을 읽으며 역사에서 교훈을 찾았던 모양이다.
책상 한 켠에 눈길을 사로잡은 파일이 있었다. 경남전 분석 자료였다. 조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8일 열린 경남전이었다. 비록 이날 패배로 정규리그 우승 희망을 놓쳤지만 경남을 얼마나 이기고 싶어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파일에는 경남 플레이 장점, 경남전 중요 포인트와 포메이션 등 8일 경남전을 대비해 분석한 전략·전술 정보가 꼼꼼하게 담겨있다. '자존심을 걸고 후회없이 뛰자'는 경구도 빼놓지 않았다.
경남전을 향한 그의 간절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감독실 양 옆에 비치된 화이트보드 게시판에는 온통 경남전 분석 자료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왼쪽 포진도 작전판에는 조 감독의 마지막 친필 경남 예상 포메이션이 그대로 적혀 있고, 7월 15일 경남전까지 세밀하게 복기한 문건이 부착돼 있었다. 조 감독이 코치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경남을 이길지 머리를 맞대는 과정에서 남겨놓은 흔적들이다.
제자, 선수들을 향한 애정도 곳곳에서 배어났다. 출입문 안쪽과 게시판에는 나이별 선수 명단과 방 배정표가 고정 배치됐다. 그 옆에는 선수단의 몸무게 변동 현황표까지 붙여놓았다. 선수들의 몸 관리 상태를 꼼꼼하게 챙겼던 모양이다. 심지어 선수들이 몸 관리를 소홀히 할까봐 '저녁 8시 이후 라면은 먹지 말도록 할 것'이란 제목이 달린 게시물을 붙여놓고 항상 숙지했다. 라면 게시물 밑에는 '프로선수로서 먹는 것 하나라도 신경쓰자. 사소한 것이 모여 큰 것이 된다. -감독 조진호-'라는 어록까지 남겨 놓았다. '축구바보' 조진호는 이마저도 부족했을까. 눈에 잘 띄라고 빨간색 매직펜으로 '수비는 깡다구 끝까지 쫓아가 공격수 볼 뺏아서 투지있게 해결하자'고 써놓고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자신을 점검했다.
소박하지만 고인이 소중하게 간직했던 응원 선물도 보는 이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수제 손부채와 탁구채가 감독실의 유이한 장식물이었다. 손부채 속 조 감독은 살아있는 듯 활짝 웃고 있었다. 옆에는 손편지가 붙어있다. '못난이 서포터 3인방'이란 팬들이 지난 8월 조 감독을 응원 방문했다가 남긴 편지인데 조 감독과의 추억, 애정이 살갑게 전해진다. 탁구채는 체육계 선배로 친분있는 현정화 감독(마사회 렛츠런)이 지난 7월 조 감독을 격려하며 사인과 함께 선물한 것이었다. 고인은 감독실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낼 때 이들 선물을 보며 위안을 삼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보낸 서한도 게시판 한가운데 간직하고 있었다. 이 편지는 한국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뒤 정 회장이 감사의 뜻을 담아 K리그 각 구단 감독들에게 보낸 편지였다.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이기도 한 정 회장은 편지 말미에 친필로 'P.S 끝까지 잘해주세요'라고 따로 적었다. 이 한마디가 고인에게는 의례적인 감사편지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감독실을 나서는 순간 게시판 한켠 귀하게 자리잡은 문건이 발목을 잡았다. 얼핏 보면 중요하게 보이지 않을 K리그 클래식 대구와 인천의 출전 명단이었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기 위한 것임이 분명했다. 부산을 클래식으로 올려놓고 싶은 마음이 그토록 간절했던 순수한 영혼의 감독 조진호. 거의 다 이뤄놓고 뭐가 그리 급했는지…. 닫힌 문 앞에서 다시 읽어 본 '그래서 프로는 늘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해야 됩니다'. 조 감독이 살아있는 선수와 모두에게 마지막 전하는 당부처럼 가슴을 파고들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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